카자흐 아시안동계게임 최고 스타 텐은 독립투사의 후손..
카자흐 아시안동계게임 최고 스타 텐은 독립투사의 후손..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2.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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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서 얼래고 있는 아시아동계게임서 한국계 피겨스타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현지 취재를 간 한국 기자들에 따르면 한국 피겨팬에게도 익숙한 데니스 텐(18)이 한국계로, 의병장수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텐은 이번 대회서 카자흐스탄 선수론 최초로 아시안게임 남자 싱글 챔피언에 올랐다.

텐은 1907년 의병을 일으킨 민긍호(閔肯鎬) 선생의 후손이다. 민 선생은 300명의 병사를 이끌고 강원도 원주와 홍천, 횡성, 춘천 일대에서 일제에 저항하다 그 이듬해 적에게 붙잡혀 탈출하는 과정에서 일제의 총탄에 순국했다.

이후 부인이 어린 남매를 데리고 북만주로 가 안중근 의사의 도움을 받다가 안 의사가 체포된 뒤 연해주로 피신했다.

이들 가족은 1930년대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모두 카자흐스탄으로 갔는데, 텐의 할머니 김 알렉산드리아(67)가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다.

텐은 알마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엄마 옥사나(53)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했다. 2002년엔 카자흐스탄 소년합창단원으로 부산을 방문해 세계합창대회에서 준우승하기도 했다. 이때가 그의 첫 한국방문.

이후 그는 태권도를 하며 한국과 인연을 이어갔으며 10세 때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고, 러시아에서 기술을 익혀 2008~2009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서 우승했다.

텐은 지난해 1월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전북 전주에서 열린 4대륙 대회에 참가하며 한국에서 시니어 데뷔 무대를 가졌다. 4월엔 러시아 볼쇼이아이스쇼 팀에 속해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는 전주 4대륙 대회를 마치고 원주의 민긍호 선생 묘소에 들러 돌을 하나 가져갔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기자들에게 텐은 "힘들 때마다 이 돌을 꺼내봐요.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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