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돌아온 영웅인가? 지는 짜르인가?
푸틴은 돌아온 영웅인가? 지는 짜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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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4330@empal.com
  • 승인 2004.05.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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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 신화의 영웅인가 독재정치가의 부활인가 ’
미국 주간 비즈니스위크 최신호(5월 31일자)는 지난 7일 집권 2기에 돌입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빅게임이 시작됐다며 특집 기사를 다뤘다.

러시아를 국가부도 위기에서 구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에서 71.3%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재벌 길들이기와 언론 탄압 등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어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두 얼굴의 푸틴=대선에서 야당 후보를 지원한 석유회사 유코스의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회장의 구속사태와 언론탄압 등 일련의 정치 행보는 푸틴의 철권통치가 집권 2기에 전면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이라는 이력 또한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쪽만 놓고 보면 푸틴 대통령은 시장개혁론자에 가깝다. 그의 경제학 박사논문 주제가 ‘천연자원에 대한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유치 방안’이었다는 점도 이를 말해준다.

일련의 반민주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그가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이유도 경제 성과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4년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에서 연평균 6.8%까지 뛰었다. 1인당 가처분소득도 534달러에서 연평균 1368달러로 배 이상 늘었다. 알렉세이 무크힌 모스크바 정치정보센터장은 “푸틴은 과거 소비에트 시절에도 서구화에 매우 친숙했으며 개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운명은=지난 3월 ‘레바다센터’의 여론조사 결과 푸틴의 반민주적인 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러시아 국민은 3%에 불과했다.

러시아 국민은 ‘가난한 자유’보다는 ‘부유한 철권통치’를 더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푸틴의 정책이 시장개혁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기에 가능했다.

그가 앞으로 반개혁적인 기업 국유화 조치를 단행한다거나 3선을 위해 개헌마저 불사한다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러시아를 등질 것이고, 경제성장은 또다시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은 “러시아가 중산층을 기반으로 한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과연 경제성장의 신화로 남을지, 아니면 장기집권을 노리다 역사 속에 사라져간 독재 정치가들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집권 2기 빅게임의 결과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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