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도 동서로 갈라지나?
우크라이나도 동서로 갈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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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1.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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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에서는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반발하는 대규모 군중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선거에서 박빙이 차로 패배한 야당 지도자 빅토르 유시첸코 전 총리는 “의회(라다)가 이번 사태를 방치할 경우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자신이 당선자임을 선언했다.

또한 그의 지지자 50만명은 이날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격렬한 시위를 펼치는 등 우크라이나는 1991년 구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최대의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됐다.

▲ 동서 지역갈등 이번 사태는 부정선거 시비가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친 러시아 성향의 여당 지도자인 야누코비치 대통령 당선자를 지지하는 동부의 일부 지역에선 선거명부조차 없이 유권자 한명이 40차례 이상 투표를 하는 등 부정선거가 횡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역사적으로 뿌리깊은 동서간의 지역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동부지역은 러시아계가 몰려있으며,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할 만큼 친 러시아 성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부지역은 폴란드와 인접한 서유럽의 영향을 받아 탈(脫) 러시아와 민족주의 정서가 짙은 지역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국가진로를 놓고 러시아 영향권에서 잔존하느냐, 유럽으로 진출하느냐를 놓고 두 후보가 격돌을 펼쳤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가 최악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동서로 나뉘는 극한 상황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 그루지아 사태의 재현? 이번 사태를 통해 과연 우크라이나가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벌이다 시민명예혁명으로 정권을 교체한 그루지아의 전철을 밟을 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키예프 광장에서 벌어진 시위대 물결 속에는 이미 그루지아 깃발이 간간히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그루지아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그루지아 대통령 에드아르드 세바르드나제는 당시 국민 전체의 신임을 잃은 반면 야누코비치 지지세력은 비교적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또 국민 불복종운동을 이끈 그루지아 시민운동 세력인 크마라 같은 핵심 중추그룹이 없다는 것도 한가지 이유로 꼽힌다.

현 상황은 유시첸코에 유리한 양상이다.
서부의 르비프시 등 6개 도시는 유시첸코가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외무부 대변인을 비롯 우크라이나 외교관 150여명도 유시첸코의 승리를 인정했으며, 미국과 서방측도 유시첸코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친 유시첸코 시위도 확산하는 추세다.
우크라이나 치안 당국도 이번 사태에 대해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태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동부지역의 40여 선거사무소에서 불법선거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져 사태해결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의 심판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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