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검은 돈, 영국 은행 등을 통해 세탁되는 과정에 꼬리가 잡혔다? 어쩌다..
러시아의 검은 돈, 영국 은행 등을 통해 세탁되는 과정에 꼬리가 잡혔다? 어쩌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3.23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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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범죄 단체나 올리가르히, 권력자등이 러시아, 라트비아, 몰도바, 런던 등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돈세탁 망을 통해 '검은 돈'을 세탁해왔다는 폭로성 보도가 20일 나왔다.

이 보도는 조직 범죄 및 부패 전문 매체인 OCCRP(Organized Crime and Corruption Reporting Project)와 러시아 일간 '노바야 가제타'가 확보해 영국 가디언 등 32개 나라의 언론사 파트너들에게 제공한 문서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제공된 문서는 7만건에 달하는 은행거래 내역을 적시하고 있는데, 이 중 1920건은 영국은행, 373건은 미국 은행들의 거래 내역을 포함하고 있다.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촌인 이고르 푸틴의 이름도 올라 있다. 이고르는 돈세탁에 활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가 있는 모스크바의 한 은행 이사회 멤버다. 따라서 러시아-영국-미국의 은행 혹은 지점들이 돈 세탁 과정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받고 있다. 

문서를 입수한 가디언은 영국의 HSBC,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로이드, 바클레이, 쿠츠를 비롯한 17개 은행이 범죄 자금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검은 돈을 세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 은행들은 7억3810만 달러(약 8246억 7913만 원)를 돈세탁하는데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세탁에는 러시아인 500명 이상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올리가르히와 모스크바의 뱅커들, 러시아의 정보기구인 연방보안국(FSB)직원이나 이 조직에 연관된 인물들이 포함됐다. 

검은 돈의 세탁 수법은 이렇게 추정된다. 러시아측에서 주로 영국에 돈세탁에 활용할 기업들을 등록한 뒤, 그쪽으로 돈을 보내고, 그 돈을 라트비아나 몰도바에 있는 은행 계좌를 거쳐 빼돌리는 수법이다. 이와관련, 가디언은 라트비아나 몰도바 은행계좌에 있는 자금이 소위 '페이퍼 컴퍼니' 혹은 '유령기업'으로 흘러갔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페이퍼 컴퍼니는 ‘시본(Seabon)’과 ‘로니다 인베스트(Ronida Invest)'다. 시본은 지난 4년간 90억 달러를 거래했으며, 로니다는 같은 기간 64억 달러에 달했다. 그래서 라트비아와 몰도바 경찰은 두 회사가 돈세탁을 위해 만들어진 페이퍼 컴퍼니로 보고 추적중이라고 한다. 이번 폭로의 계기도 지난 2014년부터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해온 라트비아와 몰도바 경찰에 의해 이뤄졌다. 

가디언은 돈세탁 연루 의혹을 받는 이들 은행과 접촉했으나, 이들 가운데 어떤 은행도 이 자료의 진위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은행들은 내규에 따라 엄격한 돈세탁 방지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한국의 폭로 매체 뉴스타파도 제공된 문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네덜란드 법인은 2013년 10월부터 2014년 5월까지 7개월 동안 러시아 범죄조직이 돈세탁을 위해 만든 4개 유령회사로부터 2,400만 달러, 우리돈 27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송금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합법적인 자금 거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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