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영재학교 ‘Lyceum 239’는 어떤 곳?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영재학교 ‘Lyceum 239’는 어떤 곳?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8.09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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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재학교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정보는 많지 않는 편이다. 러시아 영재학교 교수가 한국 영재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우리 영재가 러시아 영재학교로 유학갈 일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영재는 음악과 발레 같은 예술 분야가 아니다.

관련해서 재미 있는 글을 인터넷에서 읽었다. 박형주 아주대 석과교수가 모 신문에 쓴 글이다. 이렇게 시작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방문 길에 소문난 천재 수학자 스미르노프 교수를 만났다. 자신이 1736년에 개교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안내를 자처했다. 안나 대제(재위 1730~1740년)가 1736년에 세운 영재학교가 1918년 다른 영재학교와 합병된 학교다.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인 필즈상 수상자를 2명 배출한 고등학교는 전 세계에 이 학교 하나뿐이다. 은둔의 수학자 페렐만에 이어서 수학과 물리학을 넘나드는 스미르노프가 2010년에 수상했다." 

박교수가 방문한 이 학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학교(Lyceum) 239’이다. 러시아는 쉬콜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숫자를 붙인다. '쉬꼴라 211' 이런 식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옛 러시아 제국의 영재교육 방식에 기반을 둔 이 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10대1을 넘는다고 한다. 교과 과정은 수학과 물리학에 특화돼 있으나 영재학교 답게 '국민 배우'라 불리는 유명 배우와 세계 체스 챔피언, 러시아 록 음악의 창시자 보리스 그레벤시코프 등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굳이 수학과 물리학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성을 입증한 셈이다. 

러시아에서 이 학교의 존재이유는 간단하다. 영재성을 가진 아이들은 보통의 교육과정을 지루해하고, 못 견뎌 좌절하거나 비범한 재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들에게 숨통을 터 주기 위해서다. 당연하다. 천재성을 기진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못 따라가는 일반 교과 과정에 그 아이를 묶어 두는 건 위험한 도박이거나 바보같은 짓일 것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의 영재학교는 어떨까? 그 학교를 나온 천재성을 지난 아이들의 장래는 어떨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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