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중에 느끼는 불친절은 결국 '노동자 천국'을 뜻하니, 이해..
러시아 여행중에 느끼는 불친절은 결국 '노동자 천국'을 뜻하니, 이해..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10.22 0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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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처음 간 사람들은 대부분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 사람들은 '서비스'가 아니라, '이건 뭐, 강도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한 관광객의 체험을 보면, "열차 입구에서 티켓팅하는(아마도 티켓 검사를 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지만, 승무원은 단호하게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 아마 한국에서였다면 포즈까지 취해줬을 것"이라고 했다.

열차 안에서는 더욱 기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여행 가이드가 시베리아횡단열차 차장(승무원)에게 끌려 다니며 기념품을 파는 모습을 우습기까지 했다. 이 기념품을 사줘야 여객 중 편의를 상당부분 제공받을 수 있다는 협박 아닌 협박도 들었다."

러시아는 여전히 사회주의의 잔재가 남아 '노동자의 천국'이기도 하다. 관광객은 '돈을 냈으니 그만큼 서비스를 받아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승무원은 '나는 노동자다. 러시아에서는 노동자 인권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니, 충돌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과도한 서비스보다 오히려 고객 앞에서 당당한 노동자가 더 솔직할 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딜 가더라도 ‘고객은 왕’이라며 고급 서비스를 요구하지만, 지나친 서비스는 엉뚱한 사고를 불러온다.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은 서비스 교육에서 초래된, 또 '모 대기업 임원의 라면 사건'(기내에서 라면을 끓어달려고 한..)은 과도한 서비스에 젖어있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러시아 여행중에는 불편함을 '고객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일하는 노동자'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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