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투는 역시 어렵다? 윤리위 결정에 야권 성향 언론들 취재 보이콧 연대
러시아 #미투는 역시 어렵다? 윤리위 결정에 야권 성향 언론들 취재 보이콧 연대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3.24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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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도 #미투의 불이 붙을까? 일단 야권 성향의 언론사들이 그 불을 댕기기 위해 힘을 합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권 성향의 언론사를 중심으로 20여 개 언론사가 22일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중진 의원의 여기자 성희롱에 대한 항의 조치로 의회 출입기자들을 철수시키고, 의회에 대한 취재 거부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는 ‘마초’ 사회로 인식하고 있는데, 그 장벽을 깨기 위해 언론사가 나섰다는 게 우선 경이롭고 주목거리다. 

발단은 하원 국제외교및 문제위원회 레오니트 슬루츠키(50) 위원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기자및 PD들의 용감한 폭로다. 3.18 대선 후보로 나선 여성 유명 방송인 소브차크가 곧바로 하원 차원의 조사및 조치를 요구했고, 하원은 대선 후 윤리위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하원은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압도적인 득표로 연임에 성공하고, 소브차크 후보가 4위에 그치자, 슬루츠키 위원장의 성추행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야권 성향의 라디오 '에코 모스크바'(사진 위)와 피해 여성 PD기자가 속한 민영TV '도즈지'(사진 아래), 미디어 그룹 'RBC'등은 22일 즉각 하원 출입기자를 철수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야권성향 일간 신문 노바야 가제타도 하원 출입기자를 빼겠다며 취재 보이콧에 동참했다. 언론들의 연대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3.18 대선 이후 러시아 정치권의 분위기는 미묘하다. 여권 성향의 러시아 의원들은 오히려 여기자들의 성추행 폭로의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자들이 각각 영국 BBC방송의 러시아 지국, 미국에 본사를 둔 'RTVI' 모스크바 지국, 야권 성향 TV 채널 소속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문제를 다룬 윤리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모든 기자가 서방 언론 소속"이라며 "나는 그들을 '적의 미디어'라고 부르겠다"라는 한 여권 의원의 발언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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