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장악 러시아, 우크라 해군함정 케르치해협 통과 저지, 충돌
크림반도 장악 러시아, 우크라 해군함정 케르치해협 통과 저지, 충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1.26 0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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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 아치 아래 항해로 벌크선으로 봉쇄, 흑해서 아조프해 진입 불가능
러시아, 크림대교 건설로 흑해와 아조프해 해상권 장악 우려 현실로 나타나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와 연결하는 크림대교가 개통될 때부터 서방진영 일각에서 우려했던 케르치 해협 항해 문제가 실제로 터졌다. 케르치 해협은 흑해에서 아조프해로 진입하는 유일한 교통로다. 

크림대교 아치 밑 항해로를 벌크선박이 차단하고 있다. 대형선박 통행시 다리를 들어올린다/러시아 매체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측은 25일 벌크선과 경비 함정을 동원해 크림대교의 아치형 아래 선박 통행로를 차단했다. 카르치 해협 진입 자체가 봉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림대교 준공을 계기로 러시아가 흑해와 아조프해의 해상권을 완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앞서 러시아 국경 경비함정은 케르치 해협으로 진입하는 우크라이나 군함을 들이받아 항해를 저지했다. 이 충돌로 우크라이나 해군 소속 예인선 야니 카푸 Яны Капу 함의 선체와 주엔진 등이 파손됐다. 야니 카푸함은 크림대교에서 10㎞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본국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림대교 주변에는 러시아 경비함정이, 케르치 해협 상공에는 수호이 Su-25 전투기 2대가 포착됐으며, 러시아 국영 TV는 현장에 배치된 전투헬기의 영상을 방송하기도 했다.

케르치 해협 항공사진. 왼쪽에 긴 선으로 보이는 게 크림대교/ 사진출처:위키피디아.ru

우크라이나 해군에 따르면 야니 카푸함은 소형 함정 2척의 호위를 받아 흑해 오데사항을 떠나 케르치 해협을 통과해 아조프해 마리우폴항으로 항해할 계획이었다. 러-우크라이나 조약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선박 모두 아조프해를 항해할 권리가 있다. 다만 군사함정의 경우, 사전에 통고해야 한다. 

러시아 FSB 측은 "오전 7시(모스크바 시간)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세 척이 해안 안전보장을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 19, 21조를 위반, 러시아 영해로 불법적으로 진입했다"며 "우크라이나 군함이 케르치해협을 통과할 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러시아 규정을 위반하고 위험한 항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흑해와 아조프해, 케르치 해협의 항행 안전과 해상교통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리고 크림대교 아치 아래 항행로를 벌크선으로 가로막아 통과 자체를 봉쇄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그러나 야니 카푸함과 호위 함정들의 항행 계획을 러시아 쪽에 미리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흑해와 아조프해에서 러시아의 도발 행위가 선을 넘어 적대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며 국제사회에 지지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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