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진 우윤근 주러대사, 막중한 책임 다할 수 있을까?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진 우윤근 주러대사, 막중한 책임 다할 수 있을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2.26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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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모스크바 귀임후에도 서울에선 여전히 언론의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 청와대 전 특감반원 김태우씨가 ‘2009년 사업가 장모 씨에게서 1000만 원을 받았다’는 우 대사 관련 첩보 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한 뒤, 우 대사는 마치 도피하듯 서울을 떠났고, 그 파장은 길게 이어지고 있다. 

우 대사가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 하는 대로, 고소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가면 또 그 상태로, 언론은 우 대사의 동향을 놓치지 않을 태세다.

주러 한국대사관
푸틴 대통령에게 신임장 제정후 기념촬영/사진 출처: 크렘린.ru

 

동아일보는 우 대사가 딜레마에 빠졌다고 썼다. 우 대사의 변호인이 “법리적으로 명예훼손 성립이 어렵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카카오톡으로 보냈기 때문이란다. 그의 변호인은 문제의 사업가가 공개적으로 우 대사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얘기를 하지 않는 데다가 김씨가 허위 사실인줄 알고도 고의로 첩보를 작성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 대사는 “명백한 허위 사실에 대해 고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차기 청와대 비서실장설이 도는 우 대사로서는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감안해서라도 이번에 털고 가야 한다는 생각인듯 하다. 

하지만 김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을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 고소했는데, 검찰서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면,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는 '우대사가 돈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가짜뉴스가 거꾸로 돌 소지가 높다. 또 정치인들은 보통 비리 의혹이 터지면 끝까지 우기거나, 한발 더 나가는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는 경험칙으로만 보면, 만일 수사 과정에서 우 대사가 돈을 받았을 수도 있다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무고 혐의로 처벌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사 자리도, 비서실장설도 한방에 훅 날아갈 공산이 크다. 

우 대사는 이미 여야 정쟁이 심각한 정치적 소용돌이속으로 빠져든 것 같다. 이전처럼 주러시아 대사 역할을 100% 수행하기에는 그 소용돌이가 너무 크고 깊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힐 만큼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에 주러시아 대사가 차지하는 역할이 막중한 시기인데,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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