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피겨스케이팅, 평창 금메달리스트 '자기토바' 시대도 저문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평창 금메달리스트 '자기토바' 시대도 저문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2.26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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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수권 대회서 14세 동갑 셰르바코바와 두루소바가 나란히 금, 은메달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 시대는 갔다?'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 관한 한 화수분이나 다름없는 러시아에서 샛별들이 등장했다. 14세 동갑내기 안나 셰르바코바와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다. 두 사람은 최근 끝난 러시아 피겨 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금, 은메달을 꿰찼다.

이번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현지 언론들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 은메달을 차지한 알리나 자기토바(16)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가 우승을 다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놀랄 일이 벌어졌다. 안나 셰르바코바가 총점 229.78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은메달은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4·229.71점)에게 돌아갔다. 동메달은 알레나 코스토르나이아(15·226.54점). 

시상대에 선 셰르바코바(가운데)와 트루소바(왼쪽)/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이달 초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함께 출전한 셋이 언니들을 누르고 시상대를 차지한 것이다. 주니어 선수들이 시니어 선수들을 제친 것이다. 지난해 우승자 자기토바는 5위(212.03점), 2015~2016년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던 메드베데바는 7위(205.90점)에 그쳤다. 현지 언론들은 한 목소리로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썼다.

자기토바는 쇼트프로그램까지 1위(80.62점)를 차지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 엉덩방아를 찧고, 무너졌다. 자기토바가 평창올림픽 이후, 몸이 더 커지면서 고난이도 기술을 구사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자기토바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자존심이 크게 상한 메드베데바는 지난 5월 캐나다로 건너가 김연아를 키운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손을 잡는 등 재기를 꿈꾸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부활을 꿈꾸었지만, 예선에서 탈락한 메드베데바/ 사진출처: MKRU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신성' 셰르바코바와 트루소바는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성공시켰다. 쿼드러플 러츠는 4회전 점프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다. 또 메달리스트 3명은 모두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팅 지도자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의 제자다.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도 그의 지도를 받았고, 평창올림픽에서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셰르바코바와 트루소바는 시니어 선수권 나이 하한 규정에 걸려 내년 1월 유럽선수권 러시아 대표로 출전하지 못한다. 자기토바를 포함한 4~6위 선수들이 출전한다. 2016~2017년 2년 연속 유럽선수권 정상에 오른 메드베데바는 아예 출전조차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아직 나이가 있는(16세) 자기토바는 몰라도 메드베데바의 시대는 확실히 끝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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