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러 천하무적(?) 미사일 아반가르드 내년 실전배치한다는데..
[심층분석] 러 천하무적(?) 미사일 아반가르드 내년 실전배치한다는데..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2.27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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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국방통제센터서 아반가르드 발사 명령, 목표물 타격후 만족
"현존, 미래 방공방어시스템 무력화, 수십년간 러시아 안보 보장"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아반가르드'의 시험 발사를 지켜본 뒤 내년에 실전 배치하겠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날 시험발사에서 아반가르드는 6000㎞가량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이 지난 3월 소개한 아반가르드 미사일 모형도/사진출처:얀덱스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최신 개발 무기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어느 곳이든 타격할 수 있고, 요격이 불가능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도 뚫을 수 있다고 공언한 무기가 현실화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쪽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러시아 최신 미사일 '찌르꼰'을 '저격병의 탄두'에 비유한 서방언론이 아반가르드 미사일을 어떻게 평가할 지 궁금하다.

국방통제센터서 아반가르드 발사 명령을 내리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아반가르드 미사일 시험 발사 영상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군 총참모부 산하 국방통제센터에서 아반가르드 발사를 지켜본 푸틴 대통령은 "아반가르드는 잠재적 적군의 현재나, 혹은 미래의 공중 방어·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큰 성공이자 승리"라고 말했다. 또 "이 미사일이 향후 수십년 동안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크렘린 공보실은 아반가르드 시험 발사가 러시아 남부 오렌부르크주의 돔바롭스키 지역에서 전략미사일군 부대에 의해 실시됐으며, 발사된 미사일은 극초음속으로 수직 및 수평 비행을 하며 정해진 시간에 수천km 떨어진 극동 캄차카주의 쿠라 훈련장에 있는 가상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찌르꼰'과 '아반가르드'와 같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푸틴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이들 무기가 핵탄두를 탑재한 기존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저공비행하는 크루즈미사일을 겨냥한 기존의 방어체제를 모두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속 이하의 크루즈미사일을 상대하는 지대공 미사일 체제도 무용지물이다.

ICBM도 음속의 20배 안팎으로 날며, 대기권 진입 시 탄두 속도도 음속의 17배에 달하지만, 미리 설정한 궤도로 비행한다는 근본적 약점을 지니고 있다. 길목을 지키고 있으면, 즉 날아오는 ICBM 궤도를 미리 계산해 대기권 밖이나 마지막 단계에서 요격이 가능하다. 미국이 ICBM 탄두를 요격하는 방어미사일 체제를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유럽에 일부 배치한 이유다.

아반가르드는 날아가면서 비행 경로와 목표물을 수시로 변경 가능하고, 수직 수평비행도 가능하다. 미 전략사령부의 존 E 하이튼 사령관은 지난 8월 상원 군사위 증언에서 "이런 극초음속 무기의 공격에 맞설 방어 체제가 미국에게는 없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러시아측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개발된 아반가르드는 최대 속도가 마하 20이상으로, 고도 8천~5만m 대기권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해 현재로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사거리 5천800㎞에 최대 16개의 분리형 다수 목표 겨냥 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어 위력적이다. 쉽게 말하면, 지상에서 아반가르드 미사일을 발사하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16개의 탄두로 분리돼 제각각 겨냥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로켓 시스템'이다. 각 탄두의 위력은 100∼900kt(킬로톤/TNT 1천t에 상당하는 폭발력)에 달한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도 록히드마틴사에 10억달러를 투자하며,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 중이다. 이 무기는 지난 2013년 5월 태평양 상공 약 1만8000m에서 음속의 5배로 날았던 X-51A '웨이브라이더(Waverider)'를 토대로 하고 있다. 당시 B-52H 폭격기 날개에 탑재된 이 극초음속 비행체는 발사 26초 만에 음속의 4.8배에 도달해 370초간 비행했다. 푸틴 대통령이 또 하나의 극초음속 무기로 소개했던 '킨잘'과 유사하다.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킨잘' 장착 모습/사진출처:NTV

미 공군은 자체 개발한 극초음속 무기들을 2023년까지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미 워싱턴포스트는 아반가르드 시험 발사 발표 후인 26일 "미 국방부엔 극초음속 무기 경쟁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며 "'어차피 미국 기술력이 최고'라는 오만과 나태함이 오늘날의 결과를 빚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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