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접촉을 막은 러시아, 페이스북 트위트도 차단할 수 있을까?
텔레그램 접촉을 막은 러시아, 페이스북 트위트도 차단할 수 있을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4.17 0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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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당국의 깊어지는 고민, "막아봐야 실효성도 없는데.."
일단 두 업체에 벌금 3천루블(5만4천원)부과, 이후 조치는?

러시아가 페이스북과 트위트 등 글로벌 SNS 업체와 텔레그램 등 모바일 메신저에 대한 감독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이들 기업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감독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4년 '인터넷 관련 법안'에 서명하면서 본격화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인터넷 기업들은 러시아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러시아 서버에 보관하고,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 법안을 무시하는 글로벌 IT기업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조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실감하면서 러시아 당국의 고민은 시작된 것 같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과 트위트에 벌금 3,000루블(약 5만4천원)을 부과했다. 러시아 개인 사용자의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벌금의 다음 단계는 접속을 금지하는 강제조치다. 러시아는 지난 2016년 사용자 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데이터 서버를 러시아에 두지 않는다는 이유로 글로벌구직사이트인 링크드인(LinkedIn)접속을 막은 바 있다. 또 2018년 4월에는 텔레그램 (Telegram) 메신저 접속을 차단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생겨났다. 러시아 정부는 텔레그램 접촉을 막았지만, 여전히 다양한 우회통로를 통해 러시아에서 유통되고 있다. 오히려 텔레그램 접촉자가 더욱 늘어났으며 왓츠앱 WhatsApp, 바이버 Viber와 함께 3대 메신저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출처:러시아 언론 https://www.rbc.ru/

막심 아키모프 부총리는 "텔레그램을 차단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가 아직은 완전하지 못하고, 효율성도 낮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텔레그램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러시아가 법규를 위반한 페이스북과 트위트를 어떻게 조치할 지 궁금하다.  

러시아통신감독기구인 로스콤나조르(Roskomnadzor)의 알렉산드르 좌로프 의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게 9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졌고, 벌금도 부과됐다"면서 그러나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접촉을 막기를 원치 않는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감독기관의 책임자로서 고민이 그대로 묻어난다.

앞서 로스콤나조르는 지난 1월 페이스북과 트위터을 제소했고, 법원은 3,000 루블의 벌금 부과를 결정했다. 이 금액은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221억 달러의 이익을 내고, 트위터의 이익도 12억 달러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금은 매기지 않는 게 나을 뻔했다. 두 업체는 재판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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