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의 서너가지 잘못이 아에로플로트 여객기 참사를 키웠다?
기장의 서너가지 잘못이 아에로플로트 여객기 참사를 키웠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5.07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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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경제지 코메르산트 분석 "악천후 상공 통과, 기체 손상뒤 너무 서두른 비상착륙, 착륙시 기체 상태 파악 미숙, 착륙시 위험 가능성 고지 등"

러시아 모스크바 세례메체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소속 수호이 슈퍼젯-100 여객기 화재 사건에 대한 당국의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안타까운 점은 비상착륙을 전후해 발생한 화재로 예상보다 많은 41명의 승객이 여객기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숨졌다는 사실이다. 현지 언론들은 그 원인을 놓고 여러 가설을 내놓고 있다.

대체로 사고기의 착륙후 비상탈출하는 과정에서 일부 승객이 수화물 박스에 든 자신의 짐을 챙기려다 비좁은 통로에서 서로 엉키는 바람에 뒤쪽에 있던 승객들이 탈출이 늦어진 것이 예상보다 많은 피해자가 나온 이유로 추정된다. 실제로 5줄 20열로 된 좌석 배치에서 14번 열 뒤쪽으로 앉았던 승객들이 대부분 희생됐다. 중상이더라도 생존한 승객은 30명중 겨우 2명뿐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사고 여객기가 이륙후 20여분만에 회항해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지닌다. 러시아 유력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7일 사고기 '슈퍼젯-100'의 기장이 그 과정에서 3, 4가지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사고기 기장의 첫 번째 실수는 벼락이 내리치는 상공을 통과하기로 한 결정이다. 여객기는 악천후를 만나면 이륙을 취소하거나 미루고, 운항중이더라도 그 공간을 피해가는 게 불문률이다. 물론 그 공간을 지나간다고 해서, 모두 벼락을 맞는 것은 아니므로, 기장이 통과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벼락을 맞은 후 미숙한 대처가 두번째 실수였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벼락을 맞아 관제탑과의 교신이 끊어지고, 조종이 수동모드으로 전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그 재앙적인 상황에서 벗어났다면, 여객기에 가득찬 연료를 태우거나 버리지 않고, 비상착륙을 위해 너무 서둘렀다는 것이다. 안전한 착륙을 위해서는 연료를 일부 버려 비행기 무게를 줄였어야 했다. 무거운 기체로는 부드러운 착륙이 어렵다는 건 상식이다.

착륙 시 여객기 조종 기술도 지적을 받았다. 생존한 기장은 당국의 조사에서 "자동 모드 착륙이 이미 불가능해 비상주파수로 관제탑의 유도를 받아 착륙을 시도했다"며 "활주로와 왜 충돌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코메르산트는 그러나 연료로 가득찬 무거운 비행기를 너무 급강하시켜 활주로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착륙시와 비교하면 보다 완만하게 지상으로 내려와야 기체 무게에 따른 영향을 줄여 부드럽게 착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세례메체보 공항의 화재 대비 태세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공항의 일레나 보리소바 노동조합 대표는 "사고기로부터 화재 경고및 대응 준비 요청이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공항소방대는 위험 신호가 하달된지 3분 후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발화 시점으로부면 너무 늦게 도착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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