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금메달 피겨요정 자기토바의 험난한 앞날, 무면허 운전에 은퇴 요구까지
평창 금메달 피겨요정 자기토바의 험난한 앞날, 무면허 운전에 은퇴 요구까지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5.21 04: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동절인 지난 1일 시골길서 무면허 SUV 운전 동영상 스스로 SNS에 올려
전러시아 피겨국가대표 "쿼드 제너레이션에 수모당하기전 은퇴해라' 권유

김연아 이후 최고의 피겨 요정으로 자리매김한 러시아의 알리나 자기토바(17)가 '징계'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평창올림픽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서 금메달(여자 싱글)을 차지하면서 4대 주요 대회(유럽 챔피언, 그랑프리 파이널)를 석권한 자기토바가 이달 초 시골 길에서 무면허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녀는 토요타 SUV 승용차로 시골길을 달리는 동영상을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스스로 무면허운전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6세 (5월 18일로 17세)로 법적으로 자동차 면허를 가질 수가 없다. 더욱이 그녀는 안전밸트도 하지 않은 채 운전대를 잡고 있다. 이 역시 위법이다.

러시아에서 자동차 운전은 18세부터 허용된다. 위반할 경우 5~1만5,000 루블의 벌금이 부과된다. 

일각에서는 무면허 운전과 안전벨트 미착용에 대한 벌금 외에 국가대표 선수로서 자기토바에 대한 징계도 거론되고 있다. 가뜩이나 최고의 피겨요정 자리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무면허 스캔들'은 자기토바의 '대표 선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

그녀도 아직 17세에 불과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은퇴' 권유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무서운 후배들이 급성장하면서 자기토바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피겨 주니어 무대에서 활약 중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4)와 안나 셰르바코바(15) 등이다. 이들은 쿼드러플(공중 4회전) 점프를 구사하고 있어 ‘쿼드 제너레이션’이라 불린다.

특히 셰르바코바는 대표선수 선발전을 겸해 지난 해 10월 열린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두 번의 쿼드러플 러츠를 성공해 159.43 점을 받아 자기토바를 제쳤다. 비록 비공식 기록이지만, 세계 신기록을 넘어선다.

자기토바 은퇴를 제기한 사람은 러시아의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로만 코스토마로프다. 그는 지난 4월 스포츠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기토바에게 ‘은퇴하라’고 권했다. 그는 ”자기토바가 새로운 세대의 스케이터들과 싸우려고 해서는 안된다”며 ”이미 피겨 스케이팅에서 모든 걸 성취한 만큼 무패의 챔피언으로 은퇴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이처럼 '영광스런 은퇴'로 포장했지만, 내면적으로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큰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걸 암시했다. 코스토마로프는 ”차세대 어린 피겨들은 이미 고난도 기술(쿼드러플)을 익히고 있어 베이징 올림픽(참가 선발전)에서 자기토바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면허 운전 스캔들'을 스스로 터뜨렸으니, 자기토바의 '피겨스케이팅 앞길'이 무척이나 험난해 보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