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고래감옥'서 풀려난 고래들 건강하게 본래 서식지로 가는 중
연해주 '고래감옥'서 풀려난 고래들 건강하게 본래 서식지로 가는 중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7.01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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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압력으로 벨루가 6마리 범고래 2마리 1차 사할린만서 방류
본래 서식지 샨타르스크제도로 이미 100Km이상 이동, 건강 문제없어

러시아 연해주 스레드나야만에 있는 해상 가두리, 소위 '고래 감옥' китовая тюрьма 에서 풀려난 범고래 2마리와 벨루가 6마리가 바다에서 순탄하게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해상 가두리'에 갇혀있는 나머지 90여마리 고래들의 방류도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사할린만에서 바다로 풀려난 범고래 2마리가 오호츠크해 샨타르스크 제도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 지난 27일 포착됐다. 샨타르스크 제도는 8개월여 전 포획됐던 곳이다. 범고래 2마리는 이미 약 100Km를 이동했으며, 타고난 생존기술을 잃지 않아 새로운 환경에서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추적하는 전문가팀이 연해주로 돌아오면 2차 바다로의 '귀환' 작업이 시작된다. 고래들은 4개월에 걸쳐 전문가팀의 관리하에 단계적으로 방류된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연해주 나홋카시 인근 스레드냐야만에 설치된 '해상 가두리'에 갇힌 벨루가 87마리와 범고래 11마리 등 총 98마리의 고래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지난달 20일 개시했다. 1차로 벨루가 6마리와 범고래 2마리가 사할린만에서 바다로 풀려났다.

당초에는 가두리가 있는 연해주 스레드냐야만에서 바로 풀어줄 계획이었으나, 풀려난 고래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본래 서식지인 오호츠크해로 보내야 한다고 해양생물학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할린만에서 놓아줬다.

이와관련, 환경단체 '사할린 환경 감시'의 드미트리 리시친 대표는 고래들이 스레드냐야만에서는 먹이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고래들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그들이 성장한 서식지로 보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당시 '국민과의 대화'에서 "내가 아는 한 범고래들만 해도 1억 달러(약 1,163억원)의 가치를 지녔다"며 "걸려있는 금액이 크면 그만큼 문제 해결이 어려운데, 이미 풀어주기로 했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래 감옥'의 존재는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동물보호단체들의 폭로로 지난해 알려졌다.
환경단체들과 리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은 '고래 감옥'에 갇힌 고래들이 중국의 해상테마공원 등으로 판매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포획됐다며 즉각 바다로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가두리에 갇힌 고래들이 저체온증을 비롯해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는다고 비판하며 이미 몇마리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지난 4월에도 모스크바에서 '고래 감옥'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가두리 운영과 관련된 러시아 업체 4곳이 어업법 위반 및 동물 학대 등 혐의로 기소돼 5억여원의 벌금을 받았지만, 가두리 해체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고래들의 1차 방사가 일단 성공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문제의 가두리 해체는 오는 10월께 끝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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