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러시아 유화제스처, 어디까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러시아 유화제스처, 어디까지?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7.09 0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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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신 민스크 6자 회담 공식 제의
"조건부 돈바스 지역 경제봉쇄도 가능"에 러 "새 제안 검토"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취임 2개월만에 러시아를 향해 직접적인 유화제스처를 보내기 시작했다.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반러시아 정책을 고집했던 포로셴코 전임대통령과는 차별되는 대러시아 행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푸틴 대통령을 향해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제안하면서 돈바스 지역(분쟁중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한 경제봉쇄도 해제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취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월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제안한다. 크림이 누구 땅인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누가 없는지를 논의하자"며 신 민스크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민스크(벨라루스 수도) 회담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함께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기에 미국과 영국 정상도 초청해 신 민스크회담을 갖자는 것이다.

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예프에서 열린 우크라이나-EU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국영화한 기업을 돌려준다는 조건하에 돈바스의 경제 봉쇄를 해제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새 형식의 회담을 제안하면서 경제봉쇄의 조건까지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다.

전임 포로셴코 대통령은 대러 강경노선을 취하면서 돈바스와 크림반도에 대해 에너지와 통신, 교통, 상품교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재를 가했다. 또 돈바스 지역을 우크라이나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주민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은 보류하는 등 직접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제재로 특히 어려움을 겪던 크림반도가 러시아 본토와 직접 연결되는 '크림대교' 의 준공으로 물류 운송에 숨통이 트이면서 우크라이나의 경제봉쇄는 이미 약발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돈바스 지역은 인도적인 조치를 명분으로 러시아로부터 다양한 경제지원을 받아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로셴코 전대통령과의 결선 투표를 앞두고 돈바스 지역의 수복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필요하면 푸틴 대통령과의 담판을 벌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의 이번 회담 제안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전혀 새로운 형식의 회담 제안인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이후 분리·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두 공화국의 분리주의 세력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무장 진압에 대항해 독립 투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양측의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1만3천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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