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자동차 횡단 시리즈: 치타~하바 구간 (3)- 두려운 교통 초소
시베리아 자동차 횡단 시리즈: 치타~하바 구간 (3)- 두려운 교통 초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7.1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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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자동차 횡단 시리즈 번역 계속)

자바이칼주를 벗어나 아무르주로 들어왔다. 그리고 하바로프스크를 향해 달린다. 길은 좋았다. 하바로프스크로 들어가는 길목, 다리 뒤에 교통경찰 초소가 있다. 우리는 천천히 아무르 강의 경치를 즐기며 다리를 건너갔다.  교통경찰이 세우라고 했다. 젠장! (자동차 관련) 서류를 보여달라고 했다. 자동차 등록증(ПТС), 보험증서(страховка), 자동차 검사확인서(ТО технический осмотр), 운전 면허증(водительское удостоверение)을 건넸다. 

플라스틱 пластик(** 전편에 플라스틱을 잃어버렸다고 했는데, 정확히 우리식 표현은 잘 모르겠음)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잃어버렸다" "장거리를 뛰는 중이다" "당신네들이 알아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교통경찰은 서류를 갖고 초소로 들어갔다. 5분이 지났다. 초소에서 우리를 불렀다. 플라스틱 없이 주행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점을 설명해줬다. 일단 차량을 (위법 차량) 주차장소로 옮겼다.

우리는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치타~하바로프스크 구간의) 2,200km를 달려오면서 1만번 넘게 (교통경찰의) 검문을 받았다. 모두 오케이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자동차를 압류당할 판이다. 그럼 우리는 어떡하지? 경찰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집행을 계속했다. 

러시아 자동차 관련 서류/사진출처:얀덱스,ru
러시아 교통경찰 가이/사진: 공식 사이트 캡처

그렇다. 나는 이해한다. 플라스틱 없이 차량을 운행하면 안되는 사실과, 경찰의 집행이 정당하다는 걸 안다. 초행인 이 도시에서 다투는 것도, 그냥 개기는 것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안다.

경찰이 초소를 나오면서 물었다. "어떡할래? 차를 가져갈래?". 잠깐 침묵을 지키자, "당신들의 상황을 이해한다. 간단히 말하면 벌금 500루블, 견인료 2500루블이다"라고 했다. 나는 3,000 루블을 주고 서류를 받았다. 맞다, 누구도 생소한 도시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를 원치 않는다. 조용히 해결하기를 원한다. 그렇게 우리는 23시간만에 도착했다. (중략)

M58 국도의 '트랜스바이칼'(치타에서 출발) 구간은 건설한 지 거의 3 년이 지났으나, 2차선 도로는 구불구불하지만, 큰 손상이 없어 평탄하다. 도로변에 가드레일까지 설치되어 있다. 북쪽 무르만스크에서 러시아 전역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봤지만, 대도시에서 먼 곳에서 그런 도로를 만나는 건 쉽지 않다. 사실, 한눈에도 3년전과 마찬가지로 황량한 '아무르'(M58)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는 별로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교통경찰(속칭 가이 гАи : Госавтоинспекция) 도 없다. 

통신 연결이 잘 안되는 곳은 적다. 도로위는 물론이고, 야영지의 어두운 텐트 속에서도 글은 쓸 수 있었다. 

달리다 보면 도로 상태가 나빠진다. 아마도 건설토목 기사가 그곳 기후를 감안하지 않았든가, 불량 자재를 쓴 탓일 것이다. 치타에서 수 백Km를 달리면 땅이 꺼져 도로가 파도를 타는 것처럼 엉망이 된 곳이 점점 더 많아졌다. 

M58 아무르 고속도로/사진출처:러시아 블로그

도로 불량 표지판이 서 있지만, 너무 가까워 운전자들이 급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이 도로상에 그대로 나 있었다. M58 도로에는 주유소가 많지 않다.(**이제는 많이 늘었을 것같다. 나중에 주유소 위치 정보도 제공할 예정). 가까운 주유소간 거리는 수백km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는 겉모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유소를 그냥 지나갔다가 낭패를 당했다. 200Km나 떨어져 있는 다음 주유소로 가다가 어쩔 수 없이 사할린에서 온 오트바이족으로부터 기름통 도움을 받아야 했다.

M58 도로상에서 구해야 하는 식품이나 기타 물품의 가격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비싸다. 먹을 곳은 주유 상황보다 더 나쁘다. 치타에서 하바로프 스크로 가는 도로에는 제대로 먹을 곳이 거의 없다(** 이 역시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과거 푸틴 대통령이 중간에 들렀던 카페 '후또로끄' (Хуторок)가 1,274km 지점에 홀로 서 있다. 

치타~하바로프스크(M58) 도로 위에 있는 카페는 주로 카프카스 출신 사람들이 운영한다.(**카프카스 출신들은 약간 검은 얼굴로, 중동사람들과 비슷하다) 하바로프스크에 가까이 갈수록 도로가 더 나빠진다. 특히 블라고베쉔스크(Благовещенск)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도로 상태가 매우 울퉁불퉁한 구간이 발견됐다. 다른 지역보다 도로 포장을 먼저 한 곳이다. 일부 지역엔 재포장 작업이 시작됐다(** 도로 상태가 이제는 좋아졌을 것이다) 수Km에 이르는 이 구간은 장애물 코스나 다름없어 속도를 완전히 줄여야 한다.  

내가 진짜 잊지 못하는 것은, 앞서 달리던 자동차가 도로 위에서 1m나 튀어오른 기억이다. 영구 동토층에 도로를 건설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한다. 현지 도로전문가 올레그 스크보르쪼프는 "이 곳은 영구 동토층이다. 도로 건설이 끝나면 어떤 지역에는 아스팔트 포장에 따른 영향으로 동토층이 녹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땅은 울퉁불퉁해지고, 아스팔트포장 자체는 불안정해진다. 캐나다와 미국 북부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데,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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