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이 일본산을 대체하는 날이 숙취제거제에도 올까?
러시아산이 일본산을 대체하는 날이 숙취제거제에도 올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7.22 0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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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불화수소가 삼성 반도체 제조 공정에 도입된다면?
러시아 유명 숙취억거제 '안티파흐멜린'이 '우콘파워' 대체

반도체 제조공정에 꼭 필요한 불화수소를 러시아산이 기존의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다면 러시아 화학산업 분야는 콧노래를 부를 지 모른다. 아직은 국내산과 중국산 불화수소를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 공정의 스펙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실험하는 단계라고 한다. 어느 것이든 일본산 불화수소를 대체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그만큼 다행한 것도 없다. 하지만 러시아산 불화수소에게도 분명 기회는 올 것이다.

러시아산이 국내에서 인정을 받는 품목은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원천 기술을 응용하거나 가공해서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사고와 마케팅적인 창의력, 스킬이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실제로 국내서 인기를 얻는 품목은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 러시아 현지로 들어가 값싸고 질좋은 원재료를 내국인 눈높이와 입맛에 맞게 가공한 게 대부분이다. 녹용과 차가버섯 등이 대표적이다.

안티파흐멜린 /사진출처:오픈소스

소련이라는 나라가 처음 우리에게 열렸을 때, 관광객들이 반호기심으로 현지에서 구매한 특산품 혹은 상품이 적지 않았다. 겉보기는 조악했지만, 모두 첨단 우주항공분야에서, 혹은 KGB의 은밀한 현장 등에서 사용했다는 기술력이 인정을 받았다. 불행하게도 그 생명력은 길게 가지 못했다. 성능과 약효는 뛰어난 지 모르지만, 보기에 또는 먹고 사용하기에 너무 허접하고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 중의 하나로 숙취해소제를 들 수 있다. '술꾼'들의 나라에서 보드카 숙취를 해소한다는, 또는 KGB요원들이 질펀한 술자리에서도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분명한 목적을 갖고 개발했다는 이유 등으로 관심을 끌었다. 안티파흐멜린 антипохмелин 이다. 말 뜻 그대로 '숙취 억제제'다. 한 알을 복용한 뒤 술을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신비의 약'이다.

숙취억제제든 숙취해소제든 시중에는 다양한 숙취제거제가 나와 있지만, 안티파흐멜린가 그 원조이자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기를 끌게 된 계기는 한 손에 들어오는 세련된 디자인의 포켓 사이즈가 나오면서부터다.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지난 4월부터는 CU편의점에도 입점했다. 약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국산 숙취제거제의 대명사격인 '여명 808'이 시장을 장악했지만, 일본산 '우콘파워'를 찾는 이도 적지 않았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오콘파워'의 선택이 망설여지는 요즈음이다. ‘안티파흐멜린’도 그 대체제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한일간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 러시아산 대체제에게도 기회는 더 많아지고, 넓어질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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