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전 현직 대통령 파워게임은 역시 '살아있는 권력의 승리'로
키르기스 전 현직 대통령 파워게임은 역시 '살아있는 권력의 승리'로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8.11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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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탐바예프 전 대통령, 저항 이틀만에 보안당국에 체포돼 수감
러시아측의 지지를 확인한 현 정권, 무력으로 전직 대통령 체포

부패 혐의를 받는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8일 보안당국에 체포되면서 키르기스 전 현직 대통령간 '파워게임'은 이틀만에 일단락됐다.

이미 러시아 크렘린의 보호망에서 밀려난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 측에겐 '국가 권력앞에 투항만이 살 길'이었던 것 같다. 일단 부패혐의 조사에 협조하거나 사법적 판단을 받은 뒤 크렘린측의 도움을 얻어 조기에 석방되는 길이 최선책으로 보인다.

아탐바예프 측 변호사는 9일 "그가 부패 혐의로 26일까지 구속기한으로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수도 비슈케크 인근의 자택에서 보안 당국에 체포된 뒤 두 참모와 함께 헬기 편으로 비슈케크의 국가보안위원회로 연행돼 6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의 비슈케크 시위/스푸트니크 캡처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현 정권의 압박이 심해지자,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구원을 요청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태 발생 직후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총리급 회담 참가차 급히 비슈케크로 날아온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도 '국내 문제'란 표현으로 키르기스 전 현직 대통령간 권력 다툼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러시아의 태도는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현 대통령 측으로 하여금 더 강력한 2차 진압작전을 벌이도록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키르기스 보안당국 산하 특수부대원들과 경찰은 8일 아탐바예프 자택에 대한 2차 공격을 가해 그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당국의 1,2차 체포 작전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100여명이 부상하고 특수군 장교 1명이 숨졌다. 

얀덱스 관련 뉴스 목록 캡처 

아탐바예프 체포 뒤 지지자들은 8일 밤 비슈케크 시내 중앙광장에 모여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현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며 저항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강제 해산됐다. 그러나 일부 지지자들은 9일 새벽까지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는 등 저항하다 40여명이 체포됐다. 

앞서 보안당국 소속 특수부대는 고무탄을 쏘고 섬광탄을 발사하며 2차 공격을 감행, 지지자들의 끈길진 저항을 뚫고 내부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부대 차량이 아탐바예프 자택의 대문을 부쉈고 근처에선 총격 소리가 들렸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약 400명의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은 몽둥이를 휘두르고 돌을 던지며 저항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제엔베코프 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이 당국의 체포에 무력으로 저항한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관계 당국에 비슈케크 등 법질서 유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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