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게네프 원작의 '무무', 21일 산울림 소극장 무대에
투르게네프 원작의 '무무', 21일 산울림 소극장 무대에
  • 김인숙 기자
  • sook0303@yahoo.com
  • 승인 2019.08.18 0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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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산울림 고전극장' 마지막 작품으로 극단 시선이 준비
장애인 농노에 대한 여지주의 기막힌 '갑질'을 폭로한 사회극

러시아 문호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무무'(홍란주 연출)가 오는 21일 산울림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극단 시선이 '2019 산울림 고전극장' 마지막 작품으로 선보이는 무대다.

투르게네프의 원작 소설 '무무'는 청각장애자이자 농아인 러시아 농노 '게라심'이 여지주의 횡포로 그가 마지막까지 사랑한 애견을 스스로 버린다는 이야기로, 19세기 러시아 사회가 겪은 사회적 갈등과 심리를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설은 여지주의 집에 하인으로 들어온 거구의 게라심이 하녀 타티아나를 좋아하면서 갈등 구조를 연다. 억압적인 여지주는 집사와 짜고, 타티아나를 내보내고, 대신 강아지 '무무'를 데려온다. 게라심은 사랑으로 무무를 키우지만, 여지주는 자기 소유물을 탐내는 것으로 여겨 무무를 없애려고 한다. 그는 여지주의 계략으로부터 무무를 빼내 물에 빠뜨린다. 그리곤 고향으로 돌아가 무무를 마지막 사랑으로 여기고, 평생 무소유 사랑으로 살아간다. 

귀족 출신인 투르게네프는 자신의 어머니 영지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모친을 모델로 소설에 등장하는 변덕스럽고 무자비한 여지주를 그려냈고, 제정러시아의 농노 제도가 만들어낸 비인간적인 사회를 폭로한다. 소설은 1852년에 완성됐지만, 러시아 농노의 비참한 운명을 노골적으로 그렸다는 이유로 출판이 금지됐다. 그러나 2년 후 러시아 동물학대방지협회가 이 소설의 주제가 '혹사당하는 농노'가 아니라 '학대받는 개'라는 내용으로 출판 청원을 올려 간신히 출판 허가를 받아냈다고 한다.

영국 작가 존 골즈워디는 '무무'를 19세기 세계 문학에서 "가장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극찬했는데, 러시아의 쉬꼴라(11학년제) 교과서에도 실렸다. 

연극 '무무'는 소설의 원작을 극화하는 과정에서 소위 '신체 언어'를 말보다 강한 '무대 언어'로 바꿔 원작자가 전하고자 했던 이 시대의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한다. 홍란주 연출은 "청각장애인이자 농아인 주인공과 강아지의 신체 언어를 통해 말보다 강한 무대 언어로 관객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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