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태권도' 삼보 세계선수권대회가 7일 청주에서 나흘간 대열전 돌입
'러시아의 태권도' 삼보 세계선수권대회가 7일 청주에서 나흘간 대열전 돌입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19.11.07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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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의 전설 '효도르'가 삼보선수 출신, 씨름과 태권도를 합친 듯한 경기 운영

러시아 전통 격투기 '삼보' самбо를 아시나요?

이종격투기의 '전설' 효도르(표도르 에밀리아넨코)의 이름은 알아도, '삼보'는 모르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같은 현실을 깨뜨려줄 '제43회 삼보세계선수권대회'가 7일부터 10일까지 청주 석우문화체육관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한반도 평화가 세계평화다’. 이번 대회에는 100여개 국 1,1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푸틴 대통령도 좋아한다는 격투기 삼보. '러시아의 태권도'라고 보면 된다. 효도르의 이종격투기 실력도 삼보의 기본기를 바탕으로 일취월장했다고 하니, 태권도 못지 않는 잠재력이다. 실제로 효도르는 삼보를 세계에 알릴 목적으로 이종격투기에 뛰어들었다고도 했다. 

삼보는 러시아어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이란 뜻이다. 스탈린 치하의 소련 체육위원회가 지난 1938년 민속 격투기 삼보를 체계화해 지금의 형태로 발전시켰다. 대한삼보연맹 문종금 회장은 “삼보는 7~8개 기술만으로도 자신을 보호하면서 최단시간 맨손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무술이라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삼보경기 모습/사진출처; 세계삼보연맹

 

삼보는 '스포츠삼보'와 '컴뱃삼보'로 나뉜다. 스포츠삼보는 ‘서서 하는 씨름’이라고 할만하다. 굳히기, 메치기, 관절기 등의 여러 무술동작이 씨름의 공격 및 방어 행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컴뱃삼보'는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착용하고 상대와 다투는 격투기다. 효도르가 이종격투기의 '전설'이 된 것은 '컴뱃삼보'로 싸우는 기술을 익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굳이 우승을 놓고 경쟁하지는 않더라도, 삼보는 기초체력을 단련하기에 좋아 소련 특수부대의 격투 필수 훈련 과정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번 청주대회에서는 스포츠삼보 남·녀 각 9체급과 컴뱃삼보 남자 9체급에서 모두 27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친다. 대회 기간 동안 모든 경기 관람은 무료이고, 스포츠 전문 글로벌 TV 채널인 '유로스포츠'가 개막식과 주요 경기, 시상식 등을 70여개국에 생중계한다. 개막식에는 바실리 셰스타코프 국제삼보연맹(FIAS) 회장과 대회장을 맡은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직위원장인 구자열 LS그룹 회장, 이시종 충북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세계삼보연맹에 따르면 러시아CIS, 동유럽 권을 중심으로 한 삼보 애호가는 현재 500만여명.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지난해 세계삼보연맹을 가맹단체로 받아들이고,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에 이어 올림픽 임시 종목으로 승인했다. 문 회장은 "삼보는 2024년 파리 올림픽 종목 채택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는 지난 8월 충주에서 열린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통해 정식으로 소개됐다. 

국내에 삼보를 처음 소개한 이는 역시 문 회장이다. 젊은 시절 영화배우·감독, 영화 제작·수입업자였던 그가 지난 2003년 삼보와 인연을 맺은 뒤 지금까지 삼보 보급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고 할 만하다. 사실 비인기 종목의 각종 대회에 후원사가 붙을 리가 없다. 사재를 털어 대회를 열고, 선수를 키웠다. 16년이 지난 지금 국내에도 500여 명의 선수가 등록됐다. 그 선수들이 이번 세계대회를 청주로 유치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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