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러시아 겨울 축제?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에 가도 될까?
[팩트체크] 러시아 겨울 축제?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에 가도 될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1.24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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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부터 시작되는 겨울 시즌에 모스크바 등 러시아로 여행을 떠나도 될까? 일부 인터넷 매체는 12월 모스크바 겨울 축제를 거론하며 러시아 여행을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말리고 싶다'.

러시아 겨울 축제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12월~1월에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들. 요란한 새해 맞이는 우리나라에 못지 않지만, 굳이 찾아가볼 만하지는 않다는 평이다. 

연말 모스크바 시 풍경 /사진출처: 모스크바시 미디어 АГН «Москв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객관적으로 러시아로의 겨울 여행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본다. 모스크바의 겨울은 춥기도 하지만, 밤이 긴 데다 하루종일 거의 해를 볼 수 없어 우울하다. 쏟아지는 눈속을 비집고 관광지를 찾고, 맛집 여행을 즐기기에는 적절하지 않는 시즌이다.

한국여행객들에게 요즘 '핫플레이스'로 뜬 블라디보스톡도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다. 높낮이가 심한 지형 탓에 자칫하면 빙판길을 만나기 십상이다. 도로 정비는 '아직' 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러시아 사람들은 겨울이 오면 모두 야외 생활을 접고 실내로 들어간다. 

러시아의 '실내 문화' 체험하고 즐기고 싶다면 '겨울 여행'이 맞다. 오랜 전통의 볼쇼이극장을 찾아 수준높은 공연을 감상하고, 값비싼 소장품들이 즐비한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 서커스무대 등을 찾아다니는 '문화예술 투어'를 한다면 말릴 이유가 없다.

다양한 문화공연 투어 / 사진출처: 모스크바시 미디어 АГН «Москв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특히 볼쇼이 극장의 러시아의 자존심이다. 겨울을 빛내는 외관 장식에 감탄한 뒤 실내로 들어가면 눈부신 샹들리에와 금빛 장식, 프레스코화로 새로 단장한 공연장(6층) 모습에 또 한번 놀란다. 그리고 2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그 무대에 올랐던 최정상급 발레, 오페라, 뮤지컬, 무용 공연을 기억한다면 막이 오르기 전부터 숨이 가빠질 게 틀림없다.

그러면서 시간을 쪼개 성 바실리성당과 크렘린이 있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새해맞이 축제'에 참여한다면 금상첨화다. 여름에는 꽃장식으로, 겨울에는 화려한 빛장식으로 눈길을 잡는 '굼 백화점' 도 붉은 광장과 접해 있어 '눈 호강'이 가능하다.  

바실리성당과 이웃한 굼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서커스 투어 /사진출처: 모스크바시 미디어 АГН «Москв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다른 하나는 시베리아횡단열차 투어다. 영화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싶다면, 또 영화에서 느낀 낭만을 현실에서 구현하고 싶다면 지체없이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자. 구간은 길지 않는 게 좋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든, 모스크바에서 출발하든 2박3일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 다만 귀로 항공편 확보가 쉽지 않고, 복잡한 게 큰 문제다.

눈길을 가르며 달리는 열차/사진출처:얀덱스 젠
러시아 전통사우나 바냐 /사진출처:얀덱스 젠

 

겯들여 '반냐'로 불리는 러시아 사우나 체험도 훌륭한 관광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뜨거운 사우나 열기를 마지막 순간까지 참고 견디다가 밖으로 뛰쳐나와 눈속을 뒹글든, 얼음이 떠다니는 물속에 뛰어들든, 몸을 식히는 경험은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목구멍을 뜨겁게 달구는 보드카 한잔도 '반냐' 체험의 또다른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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