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 러-우크라 관계개선 전망이 더욱 밝아진 까닭
2020년 새해, 러-우크라 관계개선 전망이 더욱 밝아진 까닭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1.01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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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과 확연히 다른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행보에 러시아측도 화답?
새 가스관 협정 타결에 동부 분쟁지역 '포로 맞교환'으로 묵은 해 넘겨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새해에는 집권 2년 차로 접어든다. 전임 포로셴코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컨셉으로 대러시아 관계설정 등 국정을 운영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새해 벽두부터 정국 안정을 해칠 것으로 예상됐던 악재들은 묵은 해를 넘기기 전에 해결해 한숨을 돌렸다. 

푸틴과 젤렌스키, 전화로 새해 축하 인사/인포24 캡처 

 

우선 러시아 천연가스의 우크라이나 통과 새 계약이 타결됐다. 러시아 본토에서 해저터널을 통해 독일로 연결되는 소위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완공이 늦어지는 바람에 러시아측과 협상에서 심리적 우위를 점하긴 했지만, 새로운 러시아 가스 공급및 수송 계약 타결이 쉽지 않았다. 러시아측은 '노르트스트림2'가 완공될 경우, 더 이상 우크라이나 영토를 경유하는 가스관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보고, 1년 재계약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랜 '밀당' 끝애 기존의 10년 계약과 새로운 1년 계약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 5년 새 계약안을 관철했고, 스톡홀름 국제중재재판소 판결에 따른 묵은 보상금도 러시아측으로부터 받아냈다. 이 계약이 결렬됐을 경우 새해 첫날부터 국민들에게 심리적으로 '에너지 부족'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줄 뻔 했다.

또 지난 29일에는 동부지역 반군과의 포로교환을 성사시켜 훈훈한 새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번 포로 맞교환으로 반군측에 잡혀 있던 76명의 우크라이나 정부군 병사가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포로 귀환'은 새해 전망을 밝게하는 확실한 요소다.

젤렌스키와 푸틴, 새해 인사 교환/얀덱스 관련기사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1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새해 인사를 나누고, 새해에는 양국관계를 개선시키는데 합의했다. 러- 우크라이나 정상이 새해를 앞두고 직접 전화통화를 하는 것은 전임 정권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특히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돈바스(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 반군 간의 포로 교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지난 9일 파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합의와 일치하며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일"이라는 크렘린의 논평은 향후 우크라이나 분쟁 사태의 해결 전망을 밝게 한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친러 반군 세력은 지난 29일 200명이 넘는 포로를 맞교환했다. 이날 정오께부터 반군이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도시 고를로프카 외곽 검문소에서 시작된 포로 교환은 몇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반군측이 76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을 석방한 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포로 124명을 반군 측에 넘겨줬다.

파리 노르망디식 4자 회담에서 자리에 앉는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사진:크렘린.ru

 

우크라이나 반군측은 '루간스크 지역 출신' 63명, '도네츠크 지역 출신 61명을 넘겨받았다고 했고, 정부군측은 "도네츠크 반군으로부터 51명, 루간스크 반군으로부터 25명 등 모두 76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을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2014년 3월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뒤,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은 독립을 선언하고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독립을 위한 무장 투쟁을 벌여왔으며, 양측의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1만4천명 이상이 숨지고 100만명 정도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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