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피겨 금메달 소트니코바 은퇴 - 김연아 금메달 강탈 인식 못벘었다
소치올림픽 피겨 금메달 소트니코바 은퇴 - 김연아 금메달 강탈 인식 못벘었다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20.03.03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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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TV 쇼 "12세 때 푸틴 대통령에게 소치올림픽 챔피언으로 소개" 비화 공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판정 논란에 휩싸였던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4) 선수가 2일 은퇴를 선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소트니코바는 이날 러시아TV 채널1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 "마음이 아프다"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기에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피겨챔피언 소트니코바, 은퇴 선언/현지 언론 캡처

그녀는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김연아(은퇴)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소트니코바는 224.59점, 김연아는 219.11점을 얻었다.

그러나 그녀는 '개최국의 이점'을 등에 업고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비판을 비껴가지 못했다. 각 기술에서 실력이상의 수행점수(GOE)를 받았고, 스케이팅 경력으로 차근차근 쌓이는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도 불과 2개월 만에 엄청나게 올라갔기 때문이다.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A급 국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그녀가 겪어야 할 굴욕(?)이었다.

소치 올림픽 당시 유력한 금메달 후보는 후배인 율리아 리프니츠카야(22 은퇴)였다. 러시아 단체전 우승의 주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리프니츠카야는 여자 싱글에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며 실수가 쏟아졌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쳤던 소트니코바가 러시아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에서는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을 빼앗아간 것으로 인식된 소트니코바이지만, 러시아에서된 여전히 '주목받는 인기인'에 속한다. 그녀는 은퇴 선언후 인기 TV 쇼 "사람의 운명'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에게 '미래 올림픽 피겨 챔피언'이라고 소개했던 사실을 당당하게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12세였다.

소트니코바, 푸틴 대통령에게 "난 차기 올림픽 챔피언"이라고 소개/얀덱스 캡처

소트니코바는 TV쇼에서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스파르타키아드(소련 등 공산권의 스포츠 대회) 우승자 축하연에서 무트코 당시 체육부장관에게 디카를 건네며 '푸틴 대통령과 같이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당돌하게 부탁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 아가씨가 누군가? 소치 올림픽 기대주인가"'라고 물었을 때, '미래 올림픽 피겨 챔피언 소트니코바'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모두 기억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자, 무트코 장관이 다가와 "약속 지켰네"라며 흐뭇해했다고 밝혔다.

소트니코바는 소치 금메달 판정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차기 올림픽에서 '올림픽 챔피언'다운 경기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2018 평창올림픽 도전을 선언하고 2017년 훈련을 재개했는데, 도핑 의혹을 받다가 부상 악화를 이유로 평창 출전을 포기했다. 평창올림픽에서는 '알리나 자기토바'라는 걸출한 피겨여왕이 탄생했다. 

그녀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 간판을 앞세워 TV프로그램 출연과 모델 활동, 뮤지컬 출연 등에 주력하면서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최근에 척추 관련 수술을 받기도 했다. 나이로만 따져도 이제는 빙판을 떠나야만 할 때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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