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10명이 넘어선 러시아, 볼쇼이 극장도 문을 닫았다
확진자 110명이 넘어선 러시아, 볼쇼이 극장도 문을 닫았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3.18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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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일상도 크게 달라져 - 프로축구 중단, 영화도 '온라인 상영'
17일 확진자 21명이 늘어 114명 - 러시아 전역 26개 지역으로 확산중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COVID 19) 확진자가 세자리 수를 넘어서면서 러시아 공연 예술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이 문을 닫는 등 러시아인들의 일상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모스크바 시는 이미 축구 경기등 야외 대중행사와 50인 이상 실내행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려, 볼쇼이 극장 등 공연장과 영화관, 대형 레스토랑, 서커스장, 실내외 체육관, 컨벤션홀, 도서관 등이 모두 17일부터 문을 닫았다.

모스크바 일부 레스토랑 영업 중단/얀덱스 캡처
볼쇼이 극장 홈페이지에 떠 있는 공연 중단 공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쇼이 극장 공보실은 16일 "모스크바 시의 행정명령에 따라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모든 공연이 중단될 것"이라면서 "다만 공연 예행연습은 참가 인원을 50인 이하로 조정해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쇼이 극장 홈페이지에도 공연중단 공지가 떠 있다.

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영화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Okko, Ivi, Premier, Kinopoisk HD, more.tv 등 러시아 '온라인 영화관'은 당분간 '무료 시청'을 확대하기로 했다. 온라인 영화 Okko는 14일간 무료 시청이 가능한 코드를 배급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앞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자 쉬콜라(초중고교)의 휴교령과 실내외 행사 금지 등 자체적으로 '사회적 격리'를 겨냥한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 명령에 따라 공연을 중단한 볼쇼이 극장측은 기존 예매자들에게는 공연 날짜 전까지 100% 환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250여년 역사에서 볼쇼이 극장이 한동안 문을 닫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우린 볼쇼이극장 대표 호흡기감염으로 입원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블라디미르 우린 볼쇼이 극장 대표(72)이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입원했다는 소식이다. 극장 공보실은 17일 "우린 대표가 급성호흡기바이러스감염증 진단을 받았다"며 "입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았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우린 대표는 최근 외국을 방문한 적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이라도 받을 경우, 볼쇼이 극장 소속의 무용수와 배우 등 극장 관계자들이 대거 격리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러시아에는 이미 국내에서 감염자 접촉에 따른 확진자가 10명 나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17일 하루동안 21명이 늘어나 모두 114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104명이 외국 감염, 10명은 러시아 내 감염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방역 대책을 보고받은 뒤 "러시아에서는 아직 (감염) 상황이 잘 통제돼고 있다"며 국민에게 사재기 자제를 촉구했다. 

푸틴, 식료품 선구매(사재기) 중단 촉구/얀덱스 캡처 

다만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일부 지역에서 전국 26개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방으로 갈수록 방역 체계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지명마저 낯선 탐보프주와 니줴고로드주, 펜자주, 하카시야공화국 등에서도 확진자가 이미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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