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루블화를 늦지 않게 안전자산으로 바꿔야 한다는데..
불안한 루블화를 늦지 않게 안전자산으로 바꿔야 한다는데..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3.20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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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블화, 19일 장중 한때 달러당 81루블로 - 국제유가 반등에 79루블 마감
당분간 74~78 루블 등락 전망이 대세 - 20일 중앙은행 이사회, 기자회견

러시아 루블화는 당분간 달러당 80루블을 기준으로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스크바 증시(외환시장)의 19일 장중 변화 흐름이 향후 루블화의 등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평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루블화는 19일 장이 열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달러당 81.95루블까지 치솟았다. 전날 밤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전해진 유가및 증시의 동시 폭락 소식에 '달러 사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전 11시쯤 유가의 반등 소식이 전해지고 러시아중앙은행의 스베르방크 주식 매각(외화 시장 반출)이 시작되면서 루블화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루블화 달러당 80달러, 유로당 88달러 돌파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루블화는 달러당 79.17루블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중앙은행의 스베르방크 주식 매각은 약 5천만 달러로 전해졌다. 이번 주들어 중앙은행이 매일 외환시장에 7천500만 달러 정도 내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외화는 약 1억2천500만 달러가 풀린 것으로 현지 언론은 추정한다. 

루블화는 달러당 80루블에 이르면서 올해 들어 벌써 26% 올랐다(가치 하락). 전문가들은 루블화 가치가 앞으로도 당분간 떨어지면 떨어졌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4월 중순까지 루블화 환율 전망을 보니/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의 민간경제분석센터 알빠리(ИАЦ Альпари) 부대표 나탈리야 밀차코바는 루블화는 당분간 달러당 74~78, 유로당 82~85루블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밀차코바 부대표는 "중앙은행이 20일 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확산일로의 신종 코로나(COVID) 사태가 끝나고도 짧지 않는 세계경제 회복 과정을 거친 뒤에야 루블화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단기적으로 루블화 등락에 영향을 줄 변수도 있다. 기준금리 조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20일 이사회다. 엘비라 나비율리나 중앙은행 총재도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나비율리나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비상한 조치를 내놓을 경우, 루블화는 단기 하락(가치 상승)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상을 통한 중앙은행의 루블화 안정화 조치는 전문가들에게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프롬스뱌지방크(ПСБ) 수석 애널리스트 보그단 즈바리치는 "중앙은행이 금리 조정에 나서더라도 고위험 자산(루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 태도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2014~15년 금융위기 상황을 되돌아보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 루블화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레프 총재, 유가가 20달러면 루블화 100루블 전망

최악의 경우, 루블화가 달러당 97루블, 100루블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 국민은행격인 스베르방크의 게르만 그레프 총재가 대표적이다. 브렌트유 가격이 2016년 초 배럴당 27달러로 떨어졌을 때, 달러화는 85.85 루블, 유로는 93.45 루블로 올랐다는 것.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예측대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20달러로 떨어지면 루블화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달러당 90루블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논리다. 브렌트유는 19일 배럴당 25달러에서 28달러 대로 반등했다. 

브렌트유 13% 상승/얀덱스 캡처

현지 경제매체들은 러시아도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는 길로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현금(루블)을 갖고 있는 것도 좋지만, 늦지 않게 달러나 유로에 투자해 '환 리스크'를 줄이도록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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