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13일부터 '자가 격리' 위반 단속 강화 - 섣부른 출근이 화 부른다
모스크바, 13일부터 '자가 격리' 위반 단속 강화 - 섣부른 출근이 화 부른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4.11 0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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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간 출퇴근 허용 업종 대폭 축소 - '통행허가증' 카드도 다시 꺼내
모스크바 신규 확진자 하루 1천명대 - 느슨해진 시민 의식이 문제 불러

신종 코로나(COVID 19)의 신규 확진자가 하루 1천명이 넘어선 러시아 모스크바는 13일부터 더욱 엄격한 '휴무 및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4월 한달간 시행되는 '임시 휴무및 자가 격리' 조치의 2주 차를 보낸 시민들의 '느슨한' 자가 격리 의식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소뱌닌 시장, 통행허가증 제도 도입키로/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10일 "시민의 75%가 이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약 300만명이 일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자가 격리 3주차에 들어가는) 11일부터 순차적으로 통행허가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 보다 강력한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들어 상황이 악화되고, 중증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매일 약 500명이 병원에 입원하다가 오늘은 이미 1,300명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자가 격리' 첫주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 회의에서 특정 성격의 업무에 대한 '자가 격리'의 규칙 완화를 주장하기도 했던 소뱌닌 시장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폭발적인 확진자 급증에 따른 위기 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1~2주가 결정적인 시기"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 시내를 오가는 시민들 모습. 밑에 '자동차를 탄 격리 위반자를 처음으로 억류했다'는 자막이 흐르고 있다/현지 TV 캡처

'자가 격리' 2주 차에 들어서면서 시민들의 느슨해진 시민 의식도 통행허가증 카드를 다시 꺼내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모호한 필수 업무 규정 등을 이유로 시내를 오가는 사람들 수가 '자가 격리' 첫주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산책하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소뱌닌 시장의 설명에 따르면, 우선 직장 출퇴근용 통행허가증을 발급한 뒤, 2단계로 다른 목적의 통행 허가도 부여하겠지만, 필요하면 모스크바내 지역별 통행허가증 도입까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제도가 시민들에게 불편하지만, 모두가 '자가 격리' 규칙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우리의 음주운전 단속을 연상케하는 모스크바의 검문 모습, 아래는 얼굴을 상의로 뒤집어쓴 채 어디론가 가는 위반자/ 현지 TV 캡처 

특히 13일부터 19일까지 1주일간 모스크바에서는 출퇴근 허용 업무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시정 운영및 법 집행기관을 비롯해 의료, 금융, 통신, 언론, 대중교통 등의 업무 분야 종사자들에게만 통행이 허가된다. 의료 시설및 지하철 건설 작업을 제외하고 모든 건설 현장이 폐쇄되고, 자동차 공유 서비스도 중단된다. 의류, 가구, 금속, 전기 장비, 컴퓨터, 전자 및 광학 제품 등의 생산및 유통도 금지된다.

소뱌닌 시장은 "격리 조치 위반자를 가려내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자들에 대한 검문도 강화할 것"이라며 "격리 규정을 어긴 중국인 관광객 수십 명을 추방했다"고도 했다. 중국인 추방은 지난 2월 88명의 추방에 이어 2번째다. 우리 교민들도 섣부른 '통행 시도'는 자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경찰 단속에 걸려 외국인이기 때문에 벌금을 내고 추방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수십명의 중국 여행객들을 격리 위반 혐의로 모스크바서 추방/얀덱스 캡처 

러시아 방역당국은 10일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57개 지역에서 1천786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전체 확진자는 1만1천917명(82개 지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서는 1천12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체 감염자가 7천822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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