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하루 3천명대 판정 - 모스크바는 통행허가제로 큰 혼란 직면
신종 코로나(COVID 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천명대를 넘어서는 등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고사 상태에 빠진 자영업 등 중소기업을 살리고 '자가 격리'중인 빈곤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한달간 '휴무및 자가 격리' 결정을 내린 대통령으로서는 사회 전반에서 터져 나오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아우성을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우리의 재난 기본소득과 유사한 개념의 '식료품 구매 카드'를 일부 계층에 나눠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각료회의에서 중소기업들에게 직원 급여용 긴급 자금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고통을 겪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지금까지의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4월 1일을 기준으로 1인당 1만2천 루블(약 20만원 안팎)의 급여용 자금 지원이 화급하다"고 말했다. 1만2천루블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지난달 30일부터 문을 닫은 수많은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이 파산 신청을 고려하면서 '자가 격리' 중인 직원들은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푸틴 대통령의 지시는 휴업중인 직원들에게 줄 자금을 정부가 대신 제공함으로써 '기업 파산과 실업 급증 위기'를 타파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또 "항공업 등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며 "항공기 임대와 운영, 급여 지불 등에 쓸 수 있도록 항공업계에 230억 루블(약 3천700억원)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은 취소된 항공권 환불을 이미 중단하는 등 자금 경색이 심각한 상태다. 그는 나아가 국가기간 산업의 다른 부문에 대한 점검도 계속해 정부가 어려움 해소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앞서 각 분야에 대한 긴급 지원을 위해 1조 루블(약 16조5천억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소요될 긴급 지원 규모는 GDP의 1,9%에 해당하는 2.1조 루블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만한 자금 확보는 가능할까? 최근 몇년간 원유 수출로 쌓아놓은 국부펀드 자금이 수십조 루블(서방 추정 5천6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석유 전쟁'이 터지기 직전, 총리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국부펀드 덕분에 배럴당 25~30달러의 유가에서도 향후 수년간 정부가 예산을 집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 바 있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65개 지역에서 3천388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전체 확진자가 2만4천490명(84개 지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아직도 13만여명이 의료관찰을 받고 있다고 밝혀 확진자가 앞으로도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연방 구성 지자체 가운데 코로나 '청정 지역'은 시베리아의 알타이공화국이 유일하다.
확진자가 집중된 모스크바는 '자가 격리'중인 시민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막기 위해 15일 '통행허가제' 실시에 들어갔으나, 시행 첫날부터 통행증 검사로 인한 혼란으로 출근 차량및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