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카메라' 논쟁 끝 - 모스크바 카메라, '통행허가' 위반 차량 단속에 나선다
'백색 카메라' 논쟁 끝 - 모스크바 카메라, '통행허가' 위반 차량 단속에 나선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4.19 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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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도 교통카드에 '통행 허가' 코드 받아야 이용 가능
19일 정교회 부활절 미사에 푸틴 대통령 처음으로 불참, 수도원 공동묘지 폐쇄

신종 코로나(COVID 19) 확진자의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러시아 모스크바는 22일부터 도로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이용해 '통행허가제' 위반 차량에 대한 단속에 들어가기로 했다. 카메라에 찍힌 차량들의 통행허가증 부여 여부를 일일이 분석한 뒤, 위반차량에게 소위 '딱지'(벌칙금 통지서)를 보낸다는 것이다.

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아예 교통카드(트로이카와 스트렐카 등)에 통행허가 디지털 코드를 부여해, 불필요한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을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모스크바 통행허가제 5월1일까지 연장/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18일 이같은 통행허가제 시행 방안에 대한 행정명령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소뱌닌 시장은 "경찰 단속반원을 동원해 통행허가증 소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이 도시의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비효율적이어서 개선이 필요했다"며 시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에서는 개인 차량을 이용하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든, 일정한 거리를 움직이려면 사전에 통행허가 코드를 받아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위반할 경우 차량은 추후에 통행허가 위반 딱지를 받고, 대중교통수단의 경우 아예 이용 자체가 금지된다고 봐야 한다. 일반인들도 시 외곽의 슈퍼마켓 이용 등 사적인 목적으로 주 2회 통행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모스크바 통행허가 위반 단속 강화. 사진은 모바일로 다운받은 통행허가 디지털 코드/사진출처:모스크바 시 

지난 15일 통행허가제 시행에 들어간 모스크바시는 그동안 경찰 인력을 동원해 도로에서는 차량 통행을, 지하철 역과 버스 정류소 등에서는 대중교통수단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통행허가증을 확인해 왔다. 이로 인해 시행 첫날부터 모스크바 진입도로는 밀려든 차량들로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고, 지하철역에는 긴 줄이 만들어지는 등 경찰 인력에 의한 단속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소뱌닌 시장의 이번 조치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는 차원이지만, '사회적 감시체제 강화'라는 소위 '백색 카메라' 논쟁은 여전할 것 같다. '통행허가증 카메라 단속'은 5월 1일까지 열흘간 시행된다. 모스크바시는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이동 5시간 전까지 모스크바시(mos.ru)에 통행허가증을 신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차량(위)와 시민들이 통행허가증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사진출처:현지 TV 캡처, 트윗 

모스크바의 강력한 교통이동 제한 조치에 푸틴 대통령도 19일 러시아 정교회의 부활절 미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8일 "푸틴 대통령은 부활절 미사를 생략하고 집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정교회 신자인 푸틴 대통령이 부활절 미사에 불참하는 것은 2000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은 과거의 율리우스력을 고수하는 바람에 가톨릭의 부활절보다 1주일 가량 늦다. 

러시아 정교회 모스크바 총대주교 측은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각 교구에 부활절 예배를 자제하도록 지시하고, 산하 수도원의 묘지 개방도 금지했다. 러시아의 정교회 신도는 국민의 약 40%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정교회, 부활절을 맞아 성당 방문 자제를 주문/현지 언론 캡처

러시아 방역당국은 18일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79개 지역에서 4천785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전체 확진자는 3만6천79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는 2천649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와 전체 감염자도 2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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