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쓰나미'에 울고 웃는 러시아 비키니 여성들
'코로나 쓰나미'에 울고 웃는 러시아 비키니 여성들
  • 나타샤 기자
  • buyrussia2@gmail.com
  • 승인 2020.05.30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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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COVID 19) 감염의 쓰나미가 훑고 지나간 러시아엔 눈길을 끄는 숱한 뒷이야기가 남았다.

목숨을 건 코로나와의 싸움 속에서 나온 유쾌한 '잔머리'도, '자가 격리' 등 각종 제한 조치에 대한 약자들의 '소리없는 항의'도, 실업 상태를 탈피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도 모두 '해외 토픽성' 화제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그러다 보니, 뒷이야기들은 정통 언론보다는 개인의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비키니 간호사를 지지하는 SNS 사진들/ 

개인 방호복이 너무 덥고 답답하다며 속이 훤히 비치는 방호복 속에 비키니만 입고 환자들을 돌보다 징계를 당할 뻔한 러시아 간호사의 사진이 대표적이다. '비키니 간호사'는 그 사진 한장으로 단숨에 유명인사가 됐고, 러시아에선 그녀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비키니 챌런지'(#поракупальников 수용복을 입자는 뜻)도 뜨거웠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 사마라 지역을 중심으로 챌런지 참가자들이 비키니 사진을 올리면서 "방역복을 입으면 매우 덥고 고글엔 습기가 찬다”, “비키니도 하나의 옷에 불과하니, 수치스러울 것은 없다", “의료진이 무엇을 입든 간에 중요한 건 그들이 하는 업무” 라고 적었다. 

SNS에 올라온 야쿠츠크 속옷 차림 배달 여성

시베리아 동부의 야쿠츠크에서는 전국민 '휴무및 자가 격리' 조치로 두달 가까이 일을 못한 유흥업소 출신 스트리퍼들이 이색 음식 배달에 나섰다. 음식 배달은 모든 식당이 문을 닫은 '자가 격리' 기간에 가장 유용했던 서비스. 문제는 젊은 여성들이 속옷 차림으로 배달 가방을 든 것. 

한 피자 업체가 일자리를 잃은 스트리퍼들을 돕기 위해 임시 배달원으로 채용했다고 설명했지만, 500루블(8,700원)의 추가 요금이 붙였다고 하니, 곧이 곧대로 믿기는 어려울 판. 특히 검정이나 빨강 상·하의 속옷과 스타킹만 걸친 차림으로 배달 가방을 들고 포즈를 취한 젊은 여성들의 '홍보 사진'은 비록 SNS상이었지만,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SNS에 올라온 '벌거벗은 레스토랑' 사진들

관광지 주변의 일부 식당은 아예 영업 재개를 요구하며 ‘나체 사진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 식당들은 중요 부위만 가린 종업원들의 나체 사진을 줄줄이 SNS에 올리며 '옷이라도 벗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고발했다. 그들은 #голыерестораны (벌거벗은 레스토랑)의 해쉬태그를 붙였다. 

역시 오랫동안 문을 닫았던 모스크바 북부 코스트롬주의 한 이발소 주인은 단골 손님들을 위해 48시간 마라톤 이발에 도전해 성공했다. 그는 지역 정부에서 엄격한 위생및 방역 조건으로 영업을 허용하자 이틀 동안 80명 이상의 머리를 손질했다고 한다.

우체국에서 한 여성이 속옷을 벗어 머리에 쓰는 동영상 캡처
치마를 걷어 속옷을 벗고
흰 속옷을 머리에 쓴 다음,
당당하게 업무 처리를 요구하는 여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써 달라고 요청하는 우체국 직원 앞에서 마스크 대신 속옷을 뒤집어 쓰는 우크라이나 여성 이야기도 나왔다. 수도 키예프에서 우체국을 방문한 한 여성은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는 직원 앞에서 팬티를 벗어 머리에 뒤집어 쓰는 방식으로 입을 가린 것. 이 여성의 모습은 우체국 CCTV에 잡혀 세상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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