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약세로 돌아선 러시아 루블화, 하반기 환율 흐름을 짚어보니
다시 약세로 돌아선 러시아 루블화, 하반기 환율 흐름을 짚어보니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7.07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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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4루블 박스권 전망 -서방의 대러 제재와 유동성, 수입 증가가 변수
국제유가는 어떻게? 사우디의 감산 합의 준수 최후통첩 - 다시 가격전쟁?

러시아 루블화가 7월 들어 다시 달러당 70루블대로 진입하면서 루블화의 약세(가치 하락) 흐름이 심상치 않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루블화는 6일 모스크바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72.03루블을 기록하는 등 약세 흐름이 분명해졌다. 지난 5월 1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의 안정을 위해 하루 1천만 배럴 가까이 감산하기로 한 OPEC+ 합의의 약발이 떨어진 탓일까?

러시아 루블화, 5월 22일 이래 처음으로 달러당 72루블/얀덱스 캡처

가즈프롬뱅크 경제전망센터의 예고르 수신 센터장은 "루블화 가치는 그동안 수출관세의 루블화 납부로 비정상적으로 고평가됐다"며 현재 환율이 정상적이라고 진단했다. 수신 센터장은 "루블화는 올 하반기에 달러당 70-75루블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든데, 좀 빨리 왔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향후 루블화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국제유가외에도 유동성과 수입 회복,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등을 꼽는다.

우선 러시아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은 루블화의 가치 하락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포인트 큰폭으로 인하하면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러시아 은행 창구(위)와 루블화/바이러 자료사진

유리 크라프첸코 벨레스 캐피탈 금융분석 부서장은 "신종 코로나에 의한 '자가 격리' 조치로 4~5월 두어달간 해외로부터 수입이 줄어들면서 달러화 수요를 억제, 루블화 강세장이 연출됐으나, 이제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루블화 약세 이유를 '수입 회복'에 뒀다. 

예기치 않은 변수는 미국의 대러시아 새로운 제재 도입 가능성. 러시아가 무장 단체 탈레반에 아프간 주둔 미군 살해를 사주하고 포상금을 지불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 민주당은 러시아 제재를 추진 중이다. 또 영국은 옥중에서 의문사한 마그니트스키 변호사 사건과 관련, 러시아인 49명을 제재하기로 했다. 그간의 경험을 보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는 루블화 약세를 몰고 왔다. 

전문가들의 루블화 전망은 올해 연말까지 달러당 72~74루블선이다. 국제유가가 현재 흐름을 유지한다는 가정에서다.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42.77달러로 떨어졌으나 그간의 변동 폭은 미미하다.

문제는 '석유 대국' 사우디아라비아의 향후 가격 전략. 러시아와 함께 OPEC+의 감산 합의를 이끌어낸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감산 합의를 지키지 않는 회원국인 앙골라와 나이지리아에 향해 '최후 통첩'을 보냈다고 한다. 계속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다시 '가격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경고다.

국제유가가 다시 사우디의 '가격전쟁'으로 출렁이기 시작하면 루블화도 그 파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불안한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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