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벨라루스 위기타개 해법은? 헌법 개정후 루카셴코의 2선 후퇴?
러시아의 벨라루스 위기타개 해법은? 헌법 개정후 루카셴코의 2선 후퇴?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1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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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루카셴코 소치 회담 "러시아 군사적 경제적 지원 약속" - 현 집권세력 지지
"마음에 안들어도, 시위세력보다는 덜 위험", "제2의 우크라 마이단 사태 안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대선 불복 시위가 한달 이상 계속되고 있는 벨라루스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흑해 휴양도시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벨라루스에게 CIS권 국가들의 군사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틀에서 이뤄지는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벨라루스의 경제적 어려움 타개를 위해 15억달러의 긴급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을 갖는 푸틴, 루카셴코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은 특히 "야당 측에 권력 분점을 위한 개헌 작업을 시작하자고 한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은 논리적이고 시의적절한 것"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전한 메시지는 '현 집권세력의 주도로 이뤄지는 개헌 작업을 통해 당면 위기 타개한 뒤 거취 결정'으로 해석된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루카셴코 대통령이 그리 탐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규모 대선 불복 시위에 나선 야권에 힘없이 무너지는 시나리오는 러시아에게는 최악이다.

러시아 크렘린은 이번 시위 사태가 우크라이나를 두 동강이 낸 '마이단 사태'(2014년)로 변질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인들이 외부의 조언이나 압력 없이 스스로 대화를 통해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마이단 사태'는 서방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 친서방 세력이 친러시아 권력을 무너뜨린 '혁명적 사건'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벨라루스 민스크 시위/현지 동영상 캡처

크렘린은 벨라루스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헌법 개정을 통해 의회와 사법부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국민 불만을 달랜 뒤, 대선과 총선을 통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2선으로 물러나는 방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벨라루스의 안보위기 해소를 위해  "양국 정상이 앞으로 1년 동안 거의 매달 양국 영토에서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합의했다"면서 "그러나 벨라루스 내 러시아군 기지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계획된 양국군 연합훈련을 당장 14일 시작해 며칠 동안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라루스 야권지도자 티하노프스카야/페북

대선 후보로 나섰던 야권의 스베틀라나 티하노프스카야는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 국민이 아닌 '독재자'와 대화하기로 한 것은 아주 유감"이라며 "소치 회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무엇을 합의하든 그것은 법적 효력이 없으며, 새 정권에 의해 재검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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