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독일 병원 이송 32일만에 걸어서 퇴원?
나발니, 독일 병원 이송 32일만에 걸어서 퇴원?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09.24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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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샤리테 병원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 나발니 "재활치료 받을 것"
중독사건 수사 여전히 내사 중 - 푸틴의 '자작극' 발언 보도에 나발니 빈정대

독극물 중독 증세로 독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3일 퇴원했다. 사리테 병원으로 이송된지 32일만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은 이날 홈페이지를 톻해 "환자의 병세가 퇴원할 정도로 충분히 회복됐다"며 "환자의 상태와 치료 경과를 감안할 때, 환자의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나발니, 샤리테 병원에서 퇴원/얀덱스 캡처

나발니도 이날 퇴원 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독일에서) 매일 물리치료를 받고, 어쩌면 재활치료도 받을 것"이라며 "공을 왼손으로 던질 수 없다. 뇌가 이 동작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글씨를 쓸 수도 없다. 재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병원 의사들)이 믿을 수 없는 일을 했다"면서 의료진에 감사를 표시했다. 

나발니가 얼마동안 독일에 머물며 치료를 계속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가 러시아로 귀국하지 않는 한, 이번 중독을 둘러싼 나발니측과 러시아 집권세력간의 대립은 현상태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 측은 수사당국에 중독사건의 배후 수사를 요구했으나, 당국은 옴스크 의료진의 판단을 근거로 '범죄 사건'으로 취급할 증거가 없다며 계속 내사 중이다.

나발니가 의식을 회복한 뒤 올린 인스타그램 사진들. 위는 가족들과 함께, 아래는 혼자 계단을 걷는 모습/캡처

지난 달 20일 모스크바행 비행기에서 쓰려진 나발니는 시베리아 옴스크의 응급병원을 거쳐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나발니측과 독일 등 서방진영은 그가 '노비촉' 계열의 독극물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를 처음 치료한 옴스크 병원측은 그의 몸에서 독극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팽팽한 입장 대립 속에 푸틴 대통령이 지난 1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교활한 나발니가 스스로 독극물을 섭취하는 자작극을 벌였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프랑스 르몽드가 보도해 또다시 논란이다. 

나발니는 르몽드의 기사를 접한 뒤 인스타그램에 "훌륭한 가설이다. 아주 면밀히 연구할 만한 것으로 본다"며 푸틴 대통령을 비꼬았다. 그는 "(독극물) '노비촉'을 (호텔에서) 끓인다. 기내에서 병에 든 노비촉을 몰래 마셔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보다 먼저 아내와 친구, 동료들에게 (러시아)보건부가 나를 치료하기 위해 독일로 데려가겠다고 하면 절대 응하면 안된다고 미리 부탁해 둔다"는 식으로 황당한 (자신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기 등 대통령을 비웃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로몽드가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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