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추석 연휴에 읽을 만한 러시아 관련 새 책 2권
‘방콕’ 추석 연휴에 읽을 만한 러시아 관련 새 책 2권
  • 바이러시아
  • buyrussia21@buyrussia21.com
  • 승인 2020.09.30 0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코로나로 긴 추석 연휴도 '방콕'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방송국마다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콕'인들의 눈을 사로잡을 터이지만, 그래도 독서만큼 '가을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아직 없다. '방콕' 추석 연휴에 읽을 만한 러시아 관련 책을 소개한다.

 '대륙의 미학 역설의 시학'
    김현택외 지음. 삼인 펴냄. 396쪽. 1만9천원.

올해는 한러수교 30주년이 되는 해.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거의 모든 기념 사업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변경된 상태에서, 지난 30년의 세월을 생생하게 되돌아보는 책이다.

두 나라는 지난 30년간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었을까? 아니면 우리에게는 (적대국 관점에서 출발한) 고소하게도(?) 이제는 망해버린 '공산 제국'으로 여전히 폄하되고 있을까?

이 책은 러시아와 남다른 인연을 가진 우리 사회의 각 분야 전문가 27명이 자신의 러시아 체험을 바탕으로 두 나라 관계를 두루 짚어준다. 필자 27명은 문학·예술 전공자부터 전문통역인, 기업인, 물류ㆍ통상 전문가, 고고학자, 과학기술인, 언론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연령대도 제각각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삶의 고비에서 러시아를 만난 인연을 중심으로, 그곳의 삶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책은 각 분야별로 '문학과 예술의 광야 너머', '멀고도 가까운 상상의 공간', '상처, 기다림, 희망의 비즈니스' 등 4부로 나눠 집필됐다.

각 파트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이, '문학과 예술의 광야 너머'는 석영중 고려대 교수(노어노문학과) 등 7명이 러시아의 문학과 예술을 중심으로, '멀고도 가까운 상상의 공간'은 유철종 연합뉴스 모스크바 특파원 등 7명이 러시아에서 직접 취재하고 답사한 글들로, '상처, 기다림, 희망의 비즈니스'는 러시아를 무대로 한 비즈니스와 경제 사회적 협력을 다룬 경험들로 채워졌다. 

마지막 4부는 김수환 한국외대 교수(노어과) 등 7명의 학자, 과학·기술인이 체험한 대러 협력의 조건과 우리의 자세에 관해 알려주는 글이다. 

김현택 한국외대 교수(노어과)는 머리말에서 "2020년 오늘의 러시아를 이해하려면 과거의 고정관념과 편협한 시선을 털어내고 역동적으로 변하는 이 나라의 여러 모습을 현장에서 관찰하며 다시 생각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 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최재형 - 러시아고려인사회의 존경받는 지도자
   반병률 지음, 한울엠플러스 펴냄. 368쪽. 3만9천원.

최재형 선생(1860~1920 표트르 세묘노비치 최)은 이제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는 분이 됐다. 제정러시아 시기의 연해주 한인사회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이다. 그가 순국한 지 올해로 만 100주년. 다양한 기념사업이 준비됐으나, 역시 신종 코로나 사태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나마 연해주 한인사회를 대표했던 선생의 열성적이고 헌신적인 생애를 되돌아보는 책이 발간되었으니 다행이다.

책은 최재형 선생의 생애와 함께 당시 조선에서 연해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이주해야 했던 한인들(고려인)의 고단한 역사를 되돌아본다.

최재형 선생은 러시아와 조선, 두개의 조국 모두에게 속깊이 충성한 탓에 현지 한인들은 물론, 러시아인들로부터도 신임과 존경을 받은 지도자였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0년 4월, 일본군은 연해주의 러시아 공산 혁명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4월참변'으로 불리는 이 공격으로 현지 러시아혁명군과 빨치산 부대의 일꾼들, 일반 주민들이 대거 살해됐는데, 최재형 선생도 일본군의 만행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때가 4월 5일이었다. 

최재형 선생은 1860년 함경북도 경원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가족과 함께 일찌감치 연해주로 이주했으며, 18세에 사업에 뛰어들어 러시아군에 군수품을 납품하면서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는 현지에 적응하기 위해 러시아어를 배웠고, 인품과 재력을 바탕으로 현지 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지역 지도자(면장에 해당)에 선출되고, 정부로부터 훈장도 받는 등 현지 사회에 크게 공헌했다. 

동시에 러시아 최초의 의병부대인 '동의회'를 조직해 연해주 의병운동을 이끌었으며, '대동공보' 사장으로서 언론및 교육 활동을 통해 애국계몽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에도 심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화는 제 3장 '안중근과 최재형' 파트에서 자세히 거론된다. 

집필한 반병률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는 "순국 100주년을 계기로 국내외에서 최재형 선생을 기리는 행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을 예상하고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반 교수는 한국 근현대사와 러시아사, 중국 근현대사, 일본 근현대사를 연구해온 역사학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