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피겨스케이팅의 본산 '투트베르제 사단', 고개를 숙였다
러 피겨스케이팅의 본산 '투트베르제 사단', 고개를 숙였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0.12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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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끝난 '러시아 컵' 대회서 금메달을 플류센코 팀의 트루소바에게 넘겨줘
트루소바, 첫날 쇼트프로그램 3위 부진을 딛고 프리스케이팅 1위로 최종 우승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계를 주도해온 에테리 투트베르제 코치 사단이 10, 11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컵' 대회에서 추격자에게 밀렸다. 추격자는 투트베르제 코치 사단에 속한 세계적인 선수들을 스카웃한 에브게니 플류센코 코치.

플류센코 팀은 지난해 세계 피겨스케이팅계에서 '루키 3인방'으로 불리던 알료나 코스토르나야와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등 두 선수를 데려왔다. 그리고 열린 첫 대회인 '러시아 컵'에서 투트베르제 사단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트루소바, '러시아 컵'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우승/얀덱스 캡처 
트루소바, 러시아 컵 쇼트프로그램서 3위로 처져/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플류센코 코치와 함께 '러시아 컵'에 출전한 트루소바는 11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전날 쇼트 프로그램의 부진을 떨치고, 1위에 올라 종합 점수 240.59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녀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3위로 떨어졌으나, 프리 스케이이팅 분야에서 큰 점수차(2위와 12점 차이)로 앞서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투트베르제 사단의 '떠오르는 샛별' 카밀라 발리예바(14)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세계 기록에 버금가는 점수로 1위에 올랐으나 프리 스케이팅에서 3위로 떨어지면서 종합 2위(233.70)에 만족해야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컵' 대회는 투트베르제 사단과 플류센코 코치 팀의 신경전으로 긴장감마저 돌았다고 한다. 첫날 쇼트 프로그램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투트베르제 사단 소속의 발리예바 등 2명이 1, 2위를 차지하고 트루소바가 3위로 밀린 것.

프리스케이팅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트루소바/현지 TV 캡처 
트루소바가 러시아컵이 끝난뒤 소셜미디어(vk.ru)에 올린 사진/캡처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트루소바가 플류센코 팀으로 옮겨가면서 완전히 새로운 선수로 태어났다고 평가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이전보다는 더 가볍고 여성스럽고 서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데다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을 뛰었다는 것이다.

남성적인 쿼트러플(4회전) 점프를 장기로 해온 그녀가 트리플 악셀을 완벽하게 뛰기 시작할 경우, 경쟁자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미국의 앨리스 류 Alice Liu만이 유일하게 두 가지를 모두 성공한 바 있다고 한다. 

이튿날 트루소바는 배점이 높은 프리 스케이팅 분야에서 발군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1위를 차지했다. 164.82점으로 2위 우사체바(152.81)에게는 12점, 3위 발리에바(148.60)에게는 무려 16점을 앞섰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발리예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3번이나 실수를 범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현지 언론은 "14세 소녀(발리예바)가 생애 첫 출전한 성인 무대에서 긴장감을 이겨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컵' 대회에는 투트베르제 사단에 최근 합류한 에브게니야 메드베데바는 부상을 이유로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은 알료나 코스토르나야(플류센코 팀)와 투트베르제 사단에 안나 쉐르바코바는 컨디션 조절 문제도 결장했다.

이번 '러시아 컵' 대회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계의 주도권 싸움은 시작됐다는 평가다. 투트베르제 사단이 수성할 것인지, 플류센코 팀이 넘어설 것인지, 경쟁은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세계 피겨스케이팅 측면에서 보면 두 사단의 경쟁은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을 '난공불락의 정상'에 올려놓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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