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스캔들'로 만신창이가 된 러시아 축구 대표팀, 어쩌나?
'침대 스캔들'로 만신창이가 된 러시아 축구 대표팀, 어쩌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1.22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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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동영상 유포뒤 주장 쥬바의 대표팀 제외, 세르비아에 5-0 참패 등 잇딴 패배
쥬바의 대표팀 제외 항의 기동한 포베다 항공사 기장 벌금형 유력 - FSB 본격 수사

러시아 축구 대표팀이 만신창이가 된 느낌이다.
주장을 맡았던 아르촘 쥬바가 침대위 동영상 스캔들로 지난 9일 대표팀에서 전격 제외된 뒤, 러시아 축구의 성적이 팬들에게 조롱거리가 될 정도로 추락한 데다 쥬바 스캔들의 후폭풍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소속팀 FC 제니트의 스트라이커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 9경기서 6골을 기록한 쥬바가 빠진 러시아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UEFA 네이션스리그 어웨이 경기에서 홈팀 세르비아에게 5-0으로 참패했다. 독일이 스페인에게 6-0으로 패한 것 이상으로 러시아 축구팬들에게는 충격적인 경기였다.

러시아 축구대표팀, 네이션스 리그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대패/얀덱스 캡처

쥬바가 주장을 맡고 있을 당시, 러시아 대표팀은 세르비아를 3-1(9월 3일)로 꺾고 터키와도 1-1(10월 11일)로 비겨 조 1위를 달렸으나 지난 15일 터키에세 3-2 패배한데 이어 18일에는 세르비아에게 큰 수모를 당한 것이다.

이 경기로 세르비아는 네이션스 리그에서 'C' 그룹으로 강등될 위기를 피했고, 러시아는 'A' 그룹으로 치고 올라갈 힘을 완전히 잃었다. 'B'그룹 3조에서도 1위 자리를 내줬다.

UEFA 네이션스 리그는 회원국의 실력에 따라 A B C D 등 4개 그룹으로 분리, 운영된다. 이번 시즌 구소련의 우크라이나는 독일 스페인 스위스와 함께 A그룹 4조에, 러시아는 B그룹 3조에 편성됐다. 우크라이나와 비교되면서 가뜩이나 자존심이 상한 러시아 팬들에게 5-0 패배는 '상처에 소금을 끼얹는' 격이 됐다. 

축구 팬들은 쥬바를 대표팀에서 뺀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에게 분노했고, 일부는 감독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표팀 재정비를 서둘러야 할 판이지만, 쥬바의 침대 스캔들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러시아 언론에 올라온 쥬바 스캔들 '밈' 영상/캡처 
트위트에 올라온 쥬바의 은밀한 영상/캡처

쥬바 스캔들은 지난 7일 저녁부터 소셜 미디어(SNS)에 나돌기 시작한 그의 은밀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그는 자신의 집 침대에 옷을 벗고 혼자 누워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모습을 찍었는데, 이 영상이 온라인으로 유출된 것.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그를 조롱하는 다양한 밈(패러디 물)을 SNS에 올렸고, 쥬바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해야 했다. 밈은 이제 온라인으로만 끝나지 않고 있다.

러시아 포베다 항공사의 비행궤적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의 저가항공 포베다 항공사의 한 여객기 기장이 쥬바의 대표팀 제외에 항의하는 비행 기동을 한 것으로 밝혀져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여객기는 지난 11일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을 떠나 우랄지역의 예카테린부르크 (콜초보) 공항으로 향하면서 거대한 남성 성기를 연상케하는 비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카테린부르크 공항 도착도 당초 예정시간보다 20분이나 늦어졌다. 기장과 부기장에게는 거액의(?) 벌금이 부여될 것이라고 한다. 

비행 지도에 주먹을 쥔 모습(위)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그린 여객기 비행궤적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 소속 여객기의 비행기록

항공업계에서는 이같은 비행 기동이 그리 낯설지 않는 것이다. 기장들이 비행지도에 특정한 모양을 그리기 위해 가끔씩 사용한다는 것.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하늘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그리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 3월 독일 국적항공사 루프트한자의 여객기도 하늘에 남성 성기를 그린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 축구대표팀이나 쥬바에게는 '스캔들'을 연상시키는 행위나 보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쥬바는 은밀한 동영상 비공개 대가로 500만 달러를 달라는 협박을 받았다/얀덱스 캡처 
쥬바 협박범은 최대 7년형을 받을 수 있다/얀덱스 캡처

쥬바의 스캔들은, 사건 그 자체로도 계속 언론의 주목을 받을 전 망이다. 쥬바가 '500만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문제의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해커를 연방보안국(FSB)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FSB는 해커의 존재를 특정한 뒤 포위망을 좁혀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는 유명 인사의 사이트를 해킹한 뒤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해킹 전문가들은 "쥬바가 해커의 협박을 거부하고 신고한 건 잘한 일"이라고 칭찬했지만, 그 후폭풍으로 러시아 축구 대표팀이 조롱거리로 전락했으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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