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푸트니크V 백신, 글로벌 백신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 선언
러 스푸트니크V 백신, 글로벌 백신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 선언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1.25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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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3상 중간 발표 효능 95%, 가격은 화이자의 절반, 상온에서 유통 가능 강조
유럽 의학 협회에 백신 승인 신청, 독일서 생산 추진 - EU 7번째 백신 계약 노려

신종 코로나(COVIF 19) 개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백신 개발의 속도전에 더해 효능과 가성비, 개발 방식, 유통 편의성 등의 효용성 경쟁이 가세하면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궁금해진다.

러시아가 개발한 첫 백신 '스푸트니크 V'도 효능과 가성비, 유통 편의성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24일 백신의 등록후 임상(임상 3상) 2차 중간 분석 결과, 백신 효능이 95%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 가격, 도스당 10달러 넘지 않아/얀덱스 캡처 
스푸트니크V 백신 효능, 95% 넘었다/얀덱스 캡처

그 근거는 이렇다.
'스푸트니크 V' 백신 혹은 플라시보(위약, 가짜약) 접종을 두 차례 모두 마친 약 1만9천 명 중 감염된 39명을 분석해보니 효능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RDIF은 "첫 번째 접종 후 28일(두 번째 접종 후 1주일)이 지나면, 백신 효능이 91.4%에 이르렀으나, 42일(두 번째 접종 후 21일) 지나니 95%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앞서 '스푸트니크V' 백신의 등록후 임상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국립예방의학연구센터 옥사나 드라프키나 소장은 지난 9일 '스푸트니크Ⅴ' 백신의 효능도 90%가 넘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접종자 1만8천여명의 임상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나온 결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보름(9일→24일)이 지났으니, 이번 중간 발표(첫 번째 접종 후 42일 이후 효능 95%)가 가능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완전한 면역력을 얻기 위해서는 2회 접종이 필요하며, 첫 번째 접종 3주 뒤 두 번째 접종이 이뤄진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접종자들이 안정된 면역 체계를 형성(두 번째 접종후 3주)한 뒤에 나온 결과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스푸트니크V 백신 임상 시험/현지 매체 동영상 캡처 

RDIF는 현재 4만명 이상의 자원자들이 등록 후 시험(임상 3상)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2만2천명은 첫 번째 접종을, 1만9천명은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쳤다고 소개했다. 위약과 백신 접종자의 비율은 1대3이다.

러시아 측의 발표로만 따지만,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능은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94.5%), 화이자(95%)와 엇비슷하고, 유럽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학 공동개발)의 70~90% 보다는 높다.

미 제약사 모더나 백신/출처:SNS

주목할 것은 백신 개발방식이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mRNA 방식, 스푸트니크V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인체의 '아데노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벡터 방식이다. mRNA 방식은 아직까지 상용화한 적이 없는 첨단(?) 기술. 러시아 측이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미 널리 알려진 벡터 방식으로 개발된 똑같은 백신들이지만, 스푸트니크V의 효능이 아스트라제네카를 앞서고 있다는 발표는 의미심장하다. 백신 개발 플랫폼이 더 효과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측이 접종자 중 78명의 감염자가 나올 때 다시 3차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으니, 그때까지는 최종 결론을 유보해야 할 것 같다. 

RDIF의 키릴 드리트리예프 대표는 이날 러시아-24 TV와의 회견에서 "유럽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의 승인을 받기 위해 유럽 의학 협회에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독일에서 생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백신의 유럽 생산 계획은 12월 말~1월 초에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유럽에 승인 신청/얀덱스 캡처

러시아는 이 과정을 통해 EU의 7번째 백신 공급 계약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와 Sanofi-GSK (프랑스), 얀센 (미국), 바이오엔테크-화이자, 큐어백(미국) 등 5개 제약사와 12억2천만 도스의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6번째 백신으로 모더나 백신 1억6천만 도스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가성비와 유통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벡터 방식'으로 개발된 스푸트니크V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앞선다. RDIF는 '스푸트니크 V'의 국제 시장 가격을 20달러(약 2만3천 원) 이하로 책정했다고 한다. 화이자의 39달러, 모더나의 25~37달러보다 싸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는 가장 저렴한 10달러 안팎으로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23일 러시아 언론과 회견에서 "우리는 백신 (가격)경쟁이 아니라 전염병 퇴치 경쟁에 주력하고 있다"며 "백신 개발 초기부터 지역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 (값싼)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스푸트니크V 백신이 가장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백신 생산 업체들은 섭씨 2~8도에서 저장이 가능한 동결 건조된 형태의 백신 생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아프리카 등 열대 지역을 포함한 오지에서의 백신 사용도 가능해진다.

백신 접종/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스푸트니크V 백신/출처:스푸트니크백신.com

아스트라제네카는 일반 의약품 유통 체계인 '콜드체인'으로 가능하지만, 화이자는 영하 70도의 초저온 냉동 시설이 필요하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글로벌 제약사 백신 중 가성비와 유통 편의성 측면에서는 가장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RDIF는 지금까지 50여 개국에서 12억회 이상의 분량에 대한 주문이 들어와 있다면서 해외 시장 공급용 백신은 인도, 브라질, 중국, 한국 등의 제약사들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벨로루시, 아랍에미리트, 베네수엘라 및 인도 등에서 임상 2상 및 3상 시험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스푸트니크 V'의 해외 공급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될 것이며, 최근에 주문한 고객들은 내년 3월부터 물량을 공급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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