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도 올해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도 올해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2.31 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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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의 종소리는 서울의 보신각에서만 울리는 게 아니다. 여운이 길고 깊은 소리는 아닐지라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도 들을 수 있다.

러시아의 새해는 12월 31일 밤 12시 크렘린의 스파스카야 탑(Спасская башня) 종소리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러시아인들이 적지 않다. 그 소리를 듣기 위해 붉은 광장으로 향한다. 광장을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 소망을 빌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폭죽을 터뜨린다. 

새해 맞이를 위한 모스크바 붉은 광장 입장이 금지된다/얀덱스 캡처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 신종 코로나(COVID 19)로 31일 저녁 6시부터 붉은 광장 입장이 제한된다. 모스크바 시는 지난 11월 초 붉은 광장을 중심으로 시 전역에서 펼쳐지던 전통적인 새해 축하 행사를 거의 취소했다.

스파스카야 탑의 종소리가 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지 한 매체는 이렇게 전했다. "스파스카야 시계탑 종소리는 언제나 밤 12시에 12번 울린다. 12월 31일 밤 12시나, 다른 날 밤 12시나 같은 종소리다". 

2021년 새해의 시작을 제대로 맞는 것은 모스크바 거리를 장식한 화려한 루미나리에 장식이다.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아르바트 거리 등 모스크바의 주요 도로와 광장은 이미 다양한 루미나리에 불빛으로 빛나고 있다. 그러나 나다니는 인파도 없어 루미나리에 장식만이 덩그러니 1일 0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 시내를 장식한 다양한 루미나리에 장식/출처:현지 매체 rbc 동영상 캡처

매년 붉은 광장 인근의 마네즈, 트베르스카야 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새해 축제장은 썰렁한 느낌이라고 한다. 유일하게 굼백화점의 스케이트장만 문을 열였다. 21일에는 저녁 6시까지 문을 연다. 

새해 축하 파티가 열리던 레스토랑과 카페, 바 등 모든 유흥시설이 밤 11시부터 1일 새벽 6시까지 문을 닫는다.

모스크바 시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새해를 맞을 것을 권고했다. 이를 위해 아예 31일을 휴무로 지정했다. 각급 학교의 겨울방학은 내년 1월 17일까지로 연장했다.

모스크바 응급차량/출처:모스크바 시 mos.ru

모스크바에서는 29일 하루동안 5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1,700여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신종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 접종이 시내 70곳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아직 시간(최소 21일)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모스크바 시는 백신을 접종한 60세 이상 노년층과 18세 이상 학생, 만성질환 환자 등에게는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금지했던 대중교통 무료및 할인 혜택을 다시 제공하기로 했다. 백신의 효과를 믿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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