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꾸준히 무대에 오르면서 흥행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연극 작품으로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을 들 수 있다. '삼촌 바냐(국내에서는 '바냐 아저씨')'와 '갈매기' '벚꽃동산' '세자매' 는 러시아 유학파 출신의 연출가, 연기자들이 특별히 애착을 갖는 작품들이다. 흥행에도 성공한 편이다.
국내 연극 무대에서 한 축을 이루는 러시아 극작가 체호프의 이름을 딴 국제연극제는 2년마다 한번씩 모스크바에서 열린다. 오는 5월 14일부터 7월 17일까지 모스크바의 주요 극장에서 열리는 제 15회 체호프국제연극제의 주요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체호프국제연극제 준비사무국은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연극 축제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준비된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제 15회 체호프국제연극제는 본무대인 '월드 무대'를 비롯, 모스크바 연극 프로그램, 사진 전시회 등으로 구성된다. '월드 무대'에서는 세계적 연출 기법과 안무, 뮤지컬 등 현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굵직굵직한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중국, 인도 등 10개국의 12개 공연이 모스크바의 국립 아카데미 극장과 푸쉬킨 드라마극장, 뮤지컬 극장, 헬리콘-오페라 극장, 모스크바 자랴디예 콘서트 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개막 공연은 5월 14, 15일 자랴디예 콘서트홀에서 막을 올리는 스페인-프랑스 공연단 '푸라 델 바우스'(Foura del Baus)의 '천지창조' (Creation of the World). 우주, 생명 및 인류의 창조에 열망을 담은 작품이다. 사무국 측은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예술공연계에 큰 타격을 입혔지만, 'Creation of the World'를 통해 '잃어버린 우리의 낙원'에 대한 희망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호프의 대표작 '벚꽃 동산'은 5월18일, 19일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세라 감독에 의해 모스크바 드라마 극장 무대에 오르고, 인도의 전통 무용극 '삶'(Life)와 젊은 취향의 스페인 플라멩고 공연극 '안티유토피아' (Dystopia)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탈리아 극장'은 새로운 버전의 '햄릿'을 선보인다.
체포흐국제연극제에서는 그동안 51개국에서 준비한 600개 이상의 작품이 공연됐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또 젊은 연출가, 감독을 위한 '실험 공간'이 마련된다. 발트 3국과 그루지야(조지아) 등 구소련권 출신의 젊은 연출가들이 참여할 '실험 공간'의 테마는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 극장'이다. 총감독을 맡은 블라디미르 판코프는 "젊은 감독들이 함께 모여 공연도 본 뒤 의견을 나누고, 공동 작업을 할 것"이라며 "당초 7일로 잡힌 일정을 10일로 늘리고 싶다"고 밝혔다.
연극제 티켓 판매는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극장별로 객석의 4분의 1만 판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