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서방 언론의 평가가 달라지는 까닭?
러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서방 언론의 평가가 달라지는 까닭?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1.11 0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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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블룸버그 통신 잇따라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긍정적 기사 내보내
백신 개발의 역사, 임상 3상 실시, 아스트라제네카와 '겸용 효과' 임상 등 주요 이유

러시아의 첫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스푸트니크V'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가 조금씩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NYT)와 블룸버그 통신은 9, 10일 스푸트니크V 백신을 평가하는 기사를 잇따라 싣고 백신 자체로는 굳이 '왕따'시킬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NYT는 9일 자사 앤드류 크래머 모스크바 특파원의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기를 게재했다. 크래머 특파원은 이 기사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의 개발은 러시아 과학자들의 진정한 성과"라며 백신 접종 이유를 설명했다.

미 뉴욕타임스 모스크바 특파원,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얀덱스 캡처

그가 코로나 예방주사를 맞은 것은 지난 4일 모스크바의 '5번 종합병원'에서다. 그는 임상 3상이 완전히 끝나지 않고 부작용에 대한 발표가 없는 상태에서 백신 접종을 해야 할지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존 셜리번 모스크바주재 미국 대사도 지난해 12월 27일 '스푸트니크 V' 접종을 권한 러시아 외무부의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한 바 있다.

모스크바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 장소/출처:모스크바 시 mos.ru
백신 접종 전 작성해야 하는 건강및 의료 관련 설문서/출처:모스크바 시

크래머 특파원은 백종 접종을 최종 결정한 이유로 대충 2가지를 들었다.
우선, 전문가들이 스푸트니크V 백신 그 자체보다는 백신 등록 시기에 대해 더 많이 비판한 것에 대한 평가다. 그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능이 91.4 %이고, 미국 모더나 백신이 94.1%라면, 그 차이는 무시할 만하다"며 "두 백신 모두 접종자 10명 중 9명에게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하나는 백신 개발에 나선 러시아(구소련) 과학자들의 헌신적 자세다. 그는 "스푸트니크V 백신은 전설적인 백신 개발의 관행을 따르는 러시아 과학자들의 진정한 성과처럼 보인다"며 지금부터 60년전 소아마비용 '폴리오 백신'을 개발한 비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소음(논란)이 그 성과를 덮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가 소개한 비화는 '폴리오 백신'을 개발한 소련의 저명한 백신 전문학자 미하일 추마코프 - 마리나 보로실로바 박사 부부의 실제 이야기다. 부부는 '폴리오 백신'에 대한 과학적 확신을 갖고 자신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했다고 한다. 자칫 잘못될 경우, 자녀들이 모두 소아마비에 걸리는 위험천만한 일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소련의 백신 개발 관련기사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쯔부르그 소장과 그 직원들이 가장 먼저 백신의 실험 대상자로 나선 것은, 60년 전 '폴리오 백신' 개발 과정과 다를 바 없는 헌신적인 자세라는 게 크래머 특파원의 설명이다. 

미 블룸버그통신,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능 인정/얀덱스 캡처

미 블룸버그 통신도 제약 담당 샘 파젤리 Сэм Фазели 선임기자의 스푸트니크V 백신 평가 기사를 타전했다. 이 기사는 NYT보다는 비교적 전문적이다. 

파젤리 기자는 "스푸트니크V는 임상 3상에 대한 자료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백신과 달리 신뢰할 수 있고, 효과적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이 백신은 3단계 임상을 거쳤고, 이미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전 주문을 받은 5개 백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2만3,000 명이 임상 3상에 참여했고, 그 중 150명 미만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다"며 "중간 분석 결과, 백신의 효과는 지속적으로 90% 이상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중증에 대한 정의는 불분명하지만,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에게서 심각한 신종 코로나 발병 사례는 없었다"며 "스푸트니크V도 서방측 백신만큼 강력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스푸트니크V 백신과 함께 1, 2차 접종에 대한 '겸용 효과' 임상에 나선 것을 높이 평가했다. "아직 임상 3상 결과가 완전히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 사실만으로도 스푸트니크V는 중국산 백신과는 달리, 서방측 백신에 못지 않게 강력한 백신 후보로 거론할 만하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V 백신/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 백신으로 러시아에 등록된 스푸트니크V는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방측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후 스푸트니크V는 4만명을 대상으로 등록후 임상(임상 3상)에 들어갔고, 2만3,000여명이 임상 대상자로 참여했다. 백신 효능은 91.4%, 중증 예방 효과는 100%라고 백신 개발자인 '가말레야 센터'측은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백신에 대한 서방의 부정적인 태도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을 위협하는 경쟁 구도와 관련이 있다"며 "일부 국가와 제약회사들은 러시아 백신의 해외 수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수단들'을 무릅쓰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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