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조선소로 러시아 석탄 운송 쇄빙선 발주가 쏟아진다 - 특수 조선소는?
(단독)국내 조선소로 러시아 석탄 운송 쇄빙선 발주가 쏟아진다 - 특수 조선소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2.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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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AEON 그룹, 북극항로 운항 석탄 운반선 28석 발주"- 1조6천억원 규모
극동 즈베즈다 등 현지 조선소 물량 감당 불가능, 한국, 중국에 상당량 발주할 듯

항만·공항·자원 개발 등을 전문 분야로 하는 러시아 'AEON 그룹'의 석탄개발회사 '세베르나야 즈베즈다'(Северная звезда 북극성이라는 뜻)가 북극항로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으로 석탄을 수송할 쇄빙 운반선 30척에 대한 용선 입찰을 올해 중 실시할 것으로 전해져 국내 조선소들이 그 물량의 일부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AEON 그룹'의 로만 트로첸코 Роман Троценко 회장은 16일 "북극항로로 석탄을 운반할 수 있는 10.5만~11만톤 용량의 북극 쇄빙 5등급(класса Arc 5) 선박 30척이 필요하다"며 "직접 발주하는 것보다는 용선 계약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세베르나야 즈베즈다'의 소요 선박은 예비용 4척을 포함, 모두 30척인데, 현재 보유 중인 2척을 제외하고 총 28척이 오는 2032년까지 단계적으로 석탄 운송에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만 트로첸코 회장/사진출처:위키피디아
'세베르나야 즈베즈다', 북극항로로 석탄을 운송할 선박 약 30척 발주/얀덱스 캡처  

현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주요 조선소들이 이처럼 많은 건조 물량을 감당할 수 없어 상당량이 한국과 중국 등 해외 조선소로 발주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컨설팅 업체 '게콘' Гекон의 미하일 그리고리예프 Михаил Григорьев는 "러시아 민영 가스회사 노바텍이 북부 기단반도에 건설 중인 액화전연가스(LNG) 공장에서 생산될 LNG가스 운반용 쇄빙선박 18척 건조를 극동의 즈베즈다 조선소와 대우조선해양에 맡겼다"며 "이번에도 해외 발주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인터넷 매체 rbc는 "세베르나야 즈베즈다가 척당 건조 비용으로 5천만 달러, 총 28척에 14억 달러(약 1조 6천억원)를 상정했다"며 "이 금액은 중국보다 유럽 지역 조선소 단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지 컨설팅업체 ACRA(러시아어로는 АКРА)의 막심 후달로프 Максим Худалов 대표는 "중국에서 건조할 경우, 척당 2,700만~3,500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중국이나 한국에서 건조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세베르나야 즈베즈다'의 지주사인 AEON 그룹 홈페이지. '투자 포트폴리오'로 공항 항만 자원 바이오 등 4개 분야를 제시했다/캡처 
러시아 석탄 채굴 장면/오픈 소스 

'세베르나야 즈베즈다'로부터 용선 계약을 따낼 유력업체는 역시 러시아 국영 해운회사 '소브콤플로트' Совкомфлот 다. 몇몇 해운회사가 추가로 거론되는 가운데, 최종 발표는 올해 중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급한 물량은 10척이라고 한다. '세베르나야 즈베즈다'가 소유한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지역의 탄광에서 채굴한 석탄 650만톤을 오는 2024년까지 북극항로로 네덜란드와 인도, 중국, 한국, 일본 등으로 운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북극항로의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24년까지 화물 운송량을 연간 8,000만톤으로 끌어올릴 것을 명령하는 대통령령을 발령했다. 러시아의 주요 자원개발업체들과 해운회사들은 이 지시의 이행에 목을 걸어야 할 판이어서, '세베르나야 즈베즈다'도 발등이 불이 떨어진 상태다. '세베르나야 즈베즈다'가 언론을 통해 쇄빙 석탄 운반선 용선 계약을 공공연하게 밝힌 이유로 보인다.

북극항로의 주요 거점인 북극권 무르만스크 항/이미지 출처:무르만스크 주 murman.ru

'세베르나야 즈베즈다'는 올해 30만톤으로 운송을 시작해 2030년까지 1,000만톤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가 소유한 크라스노야르스크 '시라다사이스크 탄광'의 매장량은 57억톤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수주 가능성이 높은 조선소로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떠오른다. 대우조선해양은 석탄 운송의 용선계약을 따낼 것으로 보이는 '소브콤플로트'와의 신뢰 관계가 다른 조선소보다 깊고, 삼성중공업은 최근까지 극동 '즈베즈다 조선소'와 LNG 쇄빙선 건조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유조선 물량 수주를 위해 '즈베즈다 조선소'와 합작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2007년 건조한 세계 최초의 양방향 쇄빙유조선 '바실리 딘코프'호 /사진출처: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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