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혈전은 "백신 제조과정 상의 결함 때문?" - 러 '가말레야 센터'
아스트라제네카 혈전은 "백신 제조과정 상의 결함 때문?" - 러 '가말레야 센터'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3.1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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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츠부르크 소장 "정제 과정에 문제 있을 수도" "EMA 철저 조사 결과 기대"
EMA 18일 조사 결과 발표 - 프랑스 이탈리아 "긍정 결과 나오면 접종 재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상당수가 접종을 중단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유럽의약품청(EMA)의 조사 결론이 오는 18일 내려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의 백신 개발 최고 책임자가 16일 백신 제조과정에서의 결함이 혈전 발생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스푸트니크V 개발자, AZ 접종자들에게 가능한 혈전 발생 원인 설명/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의 첫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러시아어 발음으로는 긴쯔부르그 Гинцбург) 대표(소장)는 이날 현지 TV채널과의 회견에서 "백신 제조의 2단계, 3단계 정제 과정에서 비롯된 문제가 이같은 결과를 낳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제가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면, 일부 접종자에게 혈소판 응집(혈전)을 초래하는 물질이 (백신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EU의 전문가들이 백신의 특성과 혈전 발생간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있는 만큼, 명확한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진단이 관심을 끄는 것은, AZ와 스푸트니크V 백신이 모두 '아데노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벡터(운반체) 방식'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양측이 일찌감치 두 백신의 '병용 효과'(함께 사용했을 경우 나타나는 약효) 임상 시험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mRNA 방식을 개발된 미국의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는 완전히 다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사진출처:러시아 보건부

같은 방식으로 개발된 AZ와 스푸트니크V 백신이 임상 결과, 면역 효과에서 서로 차이를 보인 것은, 사용된 아데노바이러스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AZ는 아데노바이러스 'rAd5'형을 '운반체'(벡터)로 두번(1차, 2차) 모두 사용하지만, 스푸트니크V는 1차에는 AZ와 같은 'rAd5'를, 2차 '부스터' 역할에는 'rAd26'형을 운반체로 사용한다는 것. 1차와 다른 2차 약물의 운반체가 스푸트니크V 백신에서는 소위 '부스터' 역할을 제대로 해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개발된 스푸트니크V 백신 개발자 측도 어떤 이유로든 AZ 접종자들에게 나타난 '혈전 발생' 현상을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는 입장이다. 자칫하게 혈전 불똥이 스푸트니크V에게도 튈 수 있기 때문이다. 긴츠부르크 소장이 제조과정상의 결함이라는 견해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유럽연합 의약품 규제기관인 EMA/사진출처:위키피디아

유럽의 이약품 규제기관인 EMA는 여전히 AZ 접종의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크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사례별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머 쿡 EMA 청장은 16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혈전 발생 보고와 관련해 "아직까지는 AZ 백신 접종이 유발했다는 징후는 없다"며 "진지하고 상세한 과학적 평가가 필요해 EMA가 관련 사례별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MA 안전성 위원회가 새로운 정보에 대한 추가 분석 등을 거쳐 오는 18일 회의를 열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AZ 백신의 접종 재개 준비/얀덱스 캡처 

쿡 청장의 발표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날 EMA가 AZ 백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할 경우, 즉각 접종 재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갖고 "AZ의 접종 중단은 EMA의 분석이 끝나는 시점(18일)까지의 임시 예방 조치"라는 점에 공감한 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양국 정부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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