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고조되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 젤렌스키 대통령 시찰 / 화보
긴장이 고조되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 젤렌스키 대통령 시찰 / 화보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4.10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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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서방세력 간 '말 폭탄' 속 '무력 시위' 뜻 과시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돈바스 지역은 2014년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러시아와 통합을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사실상 분리독립한 동부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를 합쳐 부르는 지명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해 러시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 

양측은 독일과 프랑스의 중재로 지난 2015년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휴전과 교전을 거듭했다. 현장에선 휴전 합의에도 소규모 교전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양측의 교전으로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전면적인 전투 재개를 우려하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우려는 곧바로 양측의 배후세력들 간에 '말 폭탄'과 '무력시위'를 불렀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분리지역(돈바스)의 통합을 역설한 뒤 우크라이나 국경의 러시아군 병력 집결 주장이 서방 측에서 제기되고, 러시아를 향한 자제 경고와 미 해군의 흑해 진입 예고 등이 마치 각본처럼 이어진다. 

코작 부실장: 키예프의 돈바스 군사행동 시작은 우크라이나 종말의 시작/얀덱스 캡처 

러시아는 거꾸로 우크라이나를 향해 '불장난 금지'을 요구했다. 드미트리 코작 러시아 대통령행정실 부실장의 8일 발언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계 주민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협박에 가깝다.

그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국제경제·국제관계 연구소(IMEMO) 전문가들과 가진 돈바스 정세 토론회에서 "돈바스에서 '스레브레니차'가 재현되면, 러시아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은 발칸반도의 유고연방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전 중, 세르비아군이 1995년 보스니아의 회교도 마을 '스레브레니차' 주민 8천여 명을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통합을 겨냥해 선제 공격에 나서면, 돈바스의 러시아계 주민들이 '스레브레니차' 주민들처럼 죽어갈 터인데, 러시아는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개시는 자살행위이며, 그것도 발이 아닌 급소를 쏘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게 코작 부실장의 결론이다. 

분쟁 지역 전선을 시찰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행보도 주목거리다. 작심한 듯 나토 가입 의사를 천명한 뒤 8일에는 분쟁 지역의 군부대를 찾아 우수 장병들을 표창하는 등 격려했다. 또 트위터를 통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장병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공감대를 넓혔다. 

그의 분쟁 지역 순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럼에도 주목을 받는 것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출범후 처음으로 지난 2일 정상간 전화 통화를 가진 뒤라는 점이다. 미국이란 든든한 우방을 확인한 대통령이 전선 시찰에 나서 장병들을 격리하는 모습을 과시한 것이다. 무력시위나 다름없는 군통수권자의 행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올라온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선 시찰 모습을 화보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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