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바이든 대통령, 올 여름에는 직접 만난다 - 미, 정상회담 제안
푸틴과 바이든 대통령, 올 여름에는 직접 만난다 - 미, 정상회담 제안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4.14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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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두번째 전화통화서 국제 현안 논의, 정상회담도 곧 성사될 듯
바이든 취임후 팽팽한 신경전, '돈바스' 문제로 대화 국면으로, 기대 높아

이번엔 우크라이나 돈바스 긴장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간의 팽팽한 신경전은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 '돈바스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거꾸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를 요청하고, 이어 정상회담까지 제안하면서 양국은 단숨에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느낌이다.

바이든-푸틴 대통령간의 첫 정상회담은 여름이 가기 전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백악관, 푸틴-바이든 정상회담 여름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얀덱스 캡처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취임에 푸틴 대통령이 축하인사도 전하지 않을 정도로 냉각됐던 양국 관계는 지난 1월 러시아의 '반푸틴'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위한 대규모 시위를 계기로 정상간 첫 전화통화라는 '대화의 문'이 열린 바 있다. 나발니의 독살 기도및 체포에 대한 서방측의 강한 압박에 러시아측이 미국에 대화를 제의하고, 1월 26일 처음으로 전화통화가 성사됐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막판으로 몰렸던 '신 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이 5년 연장되는 큰 성과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미국 측이 돈바스 긴장 고조를 계기로 러시아 측에 전화를 돌렸다. 바이든-푸틴 대통령간 전화통화는 기후협약을 주제로 한 화상 정상회담 참석 요청과 양국 대면 정상회담 제안 등 미국의 대화 의지가 돋보인 '분위기 체인저'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수개월내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소개하면서 "회담 장소를 거론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샤키 대변인은 또 "미국은 러시아와 정직하고 개방적인 협상과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언론은 양국 정상이 대면하는 첫 미러 정상회담이 올 여름에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푸틴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긴장 완화를 촉구/얀덱스 캡처

양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양자 관계를 비롯해 전략적 지역 안정과 군비 통제, 이란 핵동결문제,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기후변화 문제 등 국제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집결한 러시아의 대규모 군 부대에 우려를 표시하며 제3국에서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22, 23일 화상으로 진행될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의 참석을 거듭 요청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키 대변인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사이버 해킹에 대한 미국의 대응 조치는 정상회담 제안과 다른 의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녀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이버 해킹과 선거 개입과 같은 러시아의 행위에 대해서는 국익 수호를 위해 단호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보국은 지난달 16일 러시아의 조직적인 미 대선 개입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해 그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집무 모습/러시아 매체 동영상 캡처

러시아측은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 제안을 계기로 오는 22~23일 기후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달 초 기후정상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중"이라며 참석 여부를 검토중임을 시사했다. 기후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초청한 세계정상급 인사 40명을 화상으로 연결해 오는 22, 23일 열린다. 

미러 양국은 첫 전화통화 이후에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보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빠져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 장면/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이 살인자 발언 직후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화상 대화'를 제안했지만, 거부됐다. 러시아는 앞으로의 대미 정책을 검토한다는 명분으로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대사를 전격 소환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여전히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3국 화상 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신종 코로나 문제, 이란 핵 개발을 포함한 유럽 현안을 놓고 해결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나발니 석방과 돈바스 문제, 벨라루스 대선 불복시위에 대한 러시아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백신 '스푸티니크V'의 유럽 승인및 공동 생산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미국, 러시아와 유럽은 신종 코로나팬데믹을 포함해 세계 안정을 해치는 현안들에 대해 대화국면으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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