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 '스푸트니크V' 백신 가격 - 현지 민간병원선 7천루블에 접종?
천차만별 '스푸트니크V' 백신 가격 - 현지 민간병원선 7천루블에 접종?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5.17 0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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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시가격은 866루블(약 1만3천원), 수출가격은 19.9달러(2만3천원), 백신 관광상품은 50유로(6만8천원)

러시아 출장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한 뒤 최근 귀국한 한 대기업 직원이 입국자 신종 코로나(COVID 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돌파 감염' 여부로 방역당국의 관심을 끌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의 경우, 2차 접종후 3주일(21일)이 지나야 면역체계가 완전히 형성된다는 개발자 측 설명에 의하면, 대기업 직원의 확진 판정은 '돌파 감염'으로 보기 어렵다. 그는 2차 접종후 보름여만에 귀국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의 백신 접종 센터/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모스크바 교민사회에 따르면 현지 교민이나 장기 출장자가 현지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을 맞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러시아도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경우 영주권자만 이에 해당돼 교민들은 주로 민간 병원에서 유료 접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민들은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시 병원측에 진료·검사비 명목 등으로 7천 루블(약 10만 5천원) 정도의 비용을 낸다고 한다. 현지 교민들이 주로 가는 병원은 GMS와 메드시(Medsi) 등이다. 

사실 현지 스푸트니크V 접종 비용 7천 루블은 아주 비싼 편이다.

통상산업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 백신 구매 가격 밝혀/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15일 공개한 코로나 백신 공시 가격은, 2회 접종 기준으로 842~866.81 루블(약 1만 3천원 안팎)이다. 가장 저렴한 백신은 '벡토르 센터'가 개발한 두번째 백신인 '에피박코로나'의 842루블이고, '추마코프 센터'가 개발한 세번째 백신 '코비박'이 866루블이다. 해외에 수출하는 스푸트니크V가 866.81 루블이라고 한다.

물론 러시아는 땅이 너무 넓어 유통 비용을 포함하면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제조공장의 위치 때문이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현재 7개 공장에서, '에픽박코로나'는 3곳에서, '코비박'은 1곳에서만 생산된다. '에피박코로나' 백신이 최근에야 모스크바수도권 지역에 풀린 것은 생산 공장 3곳이 시베리아쪽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스푸트니크V' 백신의 수출가는 얼마일까? 우리 방역당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매 백신의 가격및 공급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준수 협약'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2번째로 '스푸트니크V' 백신의 긴급 사용을 허가하고 구입한 슬로바키아가 지난달 말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측과 체결한 백신 매매 계약서를 전격 공개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러시아측의 반대가 심했고, 백신을 돌려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계약서를 공개하려면 공평하게 미국 화이자와의 계약서도 공개해야 한다고 러시아측은 주장하기도 했다.

슬로바키아 측이 공개한 '스푸트니크V' 계약서에 따르면 구매자는 슬로바키아 보건부이고 판매자는 모스크바의 'Human Vaccine LLC'다. RDIF측이 관리하는 조직이다. 

러시아-슬로바키아간에 체결된 스푸트니크V 백신 계약서/캡처

러시아는 계약을 통해 '스푸트니크V' 백신을 19.9달러 (2회 접종 가격, 각 9.95달러)에 200만 도즈(1회 접종용), 즉 100만명 분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2월부터 6월말까지, 매달 10만~30만 도즈를 공급한다는 것. 

가격 19.9달러(약 2만 3천원)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유통을 맡고 있는 RDIF의 키릴 드리트리예프 대표가 여러 차례 공개한 가격이다.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이 가격으로 따져도 모스크바 민간 병원의 접종비 10만원은 비싼 편이라는 생각이다. 

백신 가격을 비교할 대상은 또 있다. 이탈리아 중부 산악지대에 있는 관광 소국 '산마리노'가 내놓은 '백신 관광'상품이다. '스푸트니크V' 도입으로 신규 확진자 '0'을 달성한 산마리노는 17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한다. 접종 가격은 50유로(약 6만8천원, 2회분)다. 이탈리아인을 제외한 외국인 관광객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닌 산마리노는 올해 초 화이자와 모더나 등 미국 백신의 공급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러시아로부터 스푸트니크V 백신을 구매해 신규 확진자 0라는 성과를 거둔 곳이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 산마리노를 신종 코로나에서 구했다/얀덱스 캡처
산마리노의 레스토랑 풍경/러시아 '스푸트니크V' 동영상 캡처

슬로바키아는 일찌감치 스푸트니크V 백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접종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파간에 접종 찬반 논란이 빚어지면서 총리가 사퇴하는 등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고르 마토비치 전총리가 '집권 내각'의 다른 정파 세력과 상의하지 않고 구매에 나섰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마토비치 전 총리는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또 일부 신문이 '스푸트니크V'의 효능이 러시아측의 주장과 다르다는 한 연구소의 검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러시아측은 '계약 위반'이라며 백신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슬로바키아, 스푸트니크V 백신 구매 계약서 공개/얀덱스 캡처
스푸트니크V 개발자측, 슬로바키아에 화이자와의 계약서도 공개하라 요구/얀덱스 캡처

총리 사임과 계약서 공개라는 초유의 사태를 거친 뒤 슬로바키아는 조만간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렌그바르스키 보건부 장관은 지난 12일 '스푸트니크 V'의 접종을 6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라며 "18∼60세의 슬로바키아인은 다른 백신과 함께 '스푸트니크 V'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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