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는 지금) 상트 경제포럼 성공적, 무디스 신용평가도 안정적
(러시아 경제는 지금) 상트 경제포럼 성공적, 무디스 신용평가도 안정적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6.07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PIEF-2021 행사는 신종 코로나 위기속 대성공 자체 평가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Baa3' 유지에 등급 전망은 "안정적"

신종 코로나(COVID 19) 위기속에 끊임없이 미국 등 서방 측과 투닥거리는 러시아를 아슬아슬하게 바라보는 시각들이 없지 않다. '스푸트니크V' 백신의 개발및 해외 수출이 러시아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 글로벌 위기에 취약한 경제 펀더멘틀(체질)의 특성상, 러시아 경제를 불안하게 여기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연스럽다.

실제로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러시아 경제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로 두가지 사안을 들고자 한다.

상트경제포럼에서는 전체 3조8천억 루블 규모의 800여개 계약이 체결됐다/얀덱스 캡처

우선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2021). 지난해 신종 코로나로 건너뛴 SPIEF-2021 행사에는 140개국, 1만3천여명이 온·오프 라인으로 참여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당초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완전 '만원사례'였다"고 만족감을 표명했다. 러시아에 대한 외국 정부, 기업, 투자자들의 관심이 아직 식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외국 기업 대표및 투자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온라인으로 참여한 한 세션에서 러시아의 투자환경에서 기존의 석유가스 등 에너지 자원, 제약 분야, 미래의 수소경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표명했다. 현지 언론은 러시아 수소경제가 이제 대통령과의 회상회의에서 거론될 정도로 높아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에 주목하기도 했다.

외국 기업가들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에서 수소경제(분야)의 파트너쉽(협력)이 논의됐다/얀덱스 캡처

다른 하나는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러시아 국가신용 등급 발표다. 무디스는 포럼이 진행 중인 지난 4일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3'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디스의 이번 평가에는 크게 3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한다.

우선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러시아가 보여준 경제의 탄력성이다.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봉쇄정책)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러시아 GDP 성장률은 지난해 3% 뒷걸음질(마이너스 성장)쳤으나, 그나마 다른 G20 국가들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게 무디스 측의 평가다.

다행히 국제 유가가 올들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OPEC+ 체제의 '유가감산 합의'가 해제될 가능성이 제기된 건 러시아 국가 신용에 플러스 요인.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등 긴축통화 정책 기조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러시아는 올해 1.5~2%의 완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무디스는 내다봤다. 

무디스 러시아 신용 등급 유지에 안정적 전망/얀덱스 캡처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 곳곳에서 진행된 간단한 투자 설명회/현지 TV매체 캡처

또 신종 코로나로 큰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과 높은 실업률 등은 러시아 경제 성장을 가로막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경제성장률을 떠받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무디스가 신용 평가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본 부분은 국가 재정상태다. 낮은 공적 부채 규모와 대규모 예비준비금의 존재는 신종 코로나를 극복해 나가는 러시아 정부에 향후 2년간 재정적 안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무디스는 예측했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러시아가 처한 지정학적 요인이다. 러시아 경제 체질과는 관련이 없는 부분이다. 동시에 파괴력도 적지 않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최근 미 대선개입과 연방기관 해킹, '나발니'로 상징되는 러시아 인권 탄압 등으로 서방측의 압박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서방의 대러 제재는 러시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무디스는 서방측과의 계속되는 긴장관계로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가 가해지고, 그에 따른 타격을 우려했다.

대표적인 게 유럽연합(EU)이 공언하는 러시아의 국제은행통신협회(SWIFT) 축출 문제다. EU는 러-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 4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를 SWIFT 시스템에서 배제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한 군 부대의 훈련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이유로 병력을 철수시켰지만, 긴장은 여전하다.

SWIFT는 한마디로 은행간 결제를 가능케 하는 글로벌 금융결제망이다. 국가간 송금이나 해외에서의 카드 결제 등 은행간 서비스는 이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세계 200여 개국의 1만1,000여개 금융기관이 가입돼 있다.

SWIFT에서 러시아가 배제될 경우, 러시아는 무역대금이나 해외송금, 카드 결제 등 국제금융및 결제 분야에서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러시아에서 비자나 마스타카드 사용이 중단될 수도 있다. 

무디스, 러시아의 국제결제시스템 배제 위험 발표/얀덱스 캡처

무디스는 그 위험은 여전하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러시아 크렘린도 지난 4월 EU가 러시아의 SWIFT 체제 배제를 결의하자,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러시아 사용이 중단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카드업계는 러시아 시장을 버릴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 2018년에도 EU 결의안과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당시 미국이 대러 경제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를 SWIFT에서 배제할 경우에 대비해 각 상업은행 측에 비자와 마스터카드와는 다른 대체 파트너를 찾을 것을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당시에도 전략적인 시장인 러시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번에는 오히려 러시아가 서방측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국가 지불 시스템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결제시스템을 중단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같은 러시아와 서방간의 가파른 대치 전선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푸틴- 바이든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금씩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한번에 미러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발표에 대해 "러시아 경제가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뜻"이라고 자평하면서 "가장 어려운 단계가 끝났으니, 러시아 경제가 정부나 신용평가기관의 보수적인 전망치를 뛰어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