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만난 푸틴-바이든 대통령 - 첫 정상회담 쟁점 4가지 정리
10년만에 만난 푸틴-바이든 대통령 - 첫 정상회담 쟁점 4가지 정리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6.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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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별도 기자회견 갖고 같은 이슈 다른 설명 비교
상대 평가, 첫 회담 결산, 인권 문제, 경제제재 등 4개 쟁점

전 세계의 관심을 모은 푸틴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간의 첫 정상회담이 끝났다. 중요한 만남은 통상 당초 예정 시간보다 길어지게 마련이지만, 미러 정상회담은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외무장관 배석 정상회담 1시간 33분, 확대 정상회담 1시간 27분 등 모두 3시간이 소요됐다. 회담 전에 알려진 마지막 단독정상회담이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단독으로 만나 담판을 지을 일이 없었던 탓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따로 기자회견을 갖고 첫 만남에 대해 설명했다. 양측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전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법. 다행스럽게도 러시아 종합온라인 매체 rbc가 이날 두 정상의 기자회견 내용으로 핵심 쟁점 4가지를 정리했다.

푸틴 대통령, 자신을 겨냥한 바이든 대통령의 (살인자) 발언 설명에 만족한다고 말했다/얀덱스 캡처

바이러시아(www.buyrussia21.com)는 rbc 보도를 중심으로 이날 회담을 정리한 뒤, 추후 푸틴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통채로 소개하고자 한다.

◇상대에 대한 평가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에 대해 "기대했던 대로 매우 건설적이고 균형이 잡혀 있으며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며 "우리는 전반적으로 같은 (방향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에 대해 잠깐 회상했고(중략) 어머니가 그에게 한 말을 전해줬다"며 "이 대화는 (회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우 중요하다. (그의) 도덕적 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꽤 매력적이다"고 평가했다. 

10년만에 다시 만나 악수를 나누는 푸틴-바이든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또 냉전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세대 차이가 (무려) 10년에 이른다는 점을 그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또 "이제는 1960년대 미국에서 '서로 포옹하고 사랑하자'고 했던 것처럼 전체가 하나되는 그런 때는 아니지만, 새로운 냉전 체제는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말하고자 한 것은 신뢰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양국 지도자) 자신들의 이익과 그 이익에 대한 확인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 푸틴-바이든 정상회담을 집중적이고 비대립적이었다고 평가/얀덱스 캡처

◇회담 평가

푸틴 대통령은 “회담은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됐고, 평가는 서로가 여러 면에서 다르겠지만,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입장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열의를 보여줬다"며 "회담은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이제 새로운 이해, 혹은 신뢰 수준에 이르렀나'는 질문에 그는 "'인생에는 행복이 없고, 한순간 번쩍하고 지나가는 번개(같은 것)만 있을 뿐"이라는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면서 "(현재의 미러 관계에서) 가족과 같은 신뢰는 있을 수 없지만, 신뢰의 번개는 번쩍였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 "환상은 없으며, 또 그럴 수도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 외무부와 미 국무부가 외교적인 차원에서 협력 가능한 모든 범위 안에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많은 어려움이 놓여 있지만, 미국 측이 해결방안을 찾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외무장관을 배석시킨 미러 정상회담/사진출처:크렘린.ru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나는 원하는 것을 달성했다"며 "먼저 양국이 상호 이익 증진과 전 세계의 이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영역을 확인하는 것, 둘째, 미국은 우리와 동맹의 핵심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응할 것이라는 걸 직접 전달하는 것, 세째, 우리나라의 우선 이해순위 및 가치를 제시하고, 그에게 직접 들려주는 것을 해냈다"고 자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양국 관계를 위해 러시아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특히 "앞으로 6~12개월 동안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진정한 협의가 이뤄지는지, 수감자 석방 문제에 대해 모든 조치를 취하는지, 사이버 보안(해킹)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니 인권 문제

푸틴 대통령은 야권인사 '나발니'(이름을 직접 부르지 않고, 그 사람 등으로 호칭) 수감 문제에 대해 "그는 러시아 실정법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먼저 지적했다.

그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가 집행유예형을 두 번 선고받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필요한 법적) 등록을 해야 했다. 그가 치료를 받으러 해외로 나갈 때 당국은 굳이 등록을 요구하지 않았다. 퇴원한 뒤 인터넷(유튜브)에 (푸틴 궁전 같은) 동영상을 올린 뒤에야 당국은 등록을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그는 (당국의) 요청과 법을 무시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수배 목록에 올랐고, 이미 체포될 줄 알고 귀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속되기를 원했다. 그런데, 여기서 뭘 더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캠페인과 미 대선 이후 의사당 점거 사건 등을 예로 들면서 "많은 나라에서 우리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미국에서 질서 파괴와 법률 위반 사건들을 목격했고,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선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사진출처:크렘린.ru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나발니의 죽음은 러시아에 파국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인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미국은 러시아 등 다른 나라와 달리 다른 민주적 가치의 바탕 위에서 성장했다. 그게 무엇이냐면? 우리는 국가로부터 권리를 얻는 게 아니라 갖고 태어난 뒤 정부에 위임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것이 바로 나발니 사건과 같은 인권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푸틴 대통령에게 "인권 문제가 우리(미국)의 일부이기 때문에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임을 분명히 전했다"고 덧붙였다. 

◇ 제재문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조치를 취한 뒤 미국 자체도 러시아 만큼이나 패배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제재가 어떤 형식으로든 러시아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부분적으로 러시아를 봉쇄하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는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에 반대하는 세력도 있고 지지자들이 있다"며 "어떤 세력이 우세한지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나와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회담 이후 러시아에 부과된 미국의 제재 조치를 기억한다면,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 후에 미국이 또 같은 움직임을 시작한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또 한번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러 확대정상회담/사진출처:크렘린.ru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 사이버 공격을 가하는 시도가 중단되지 않으면, 우리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분명히 알렸다"며 이미 우리는 (주러 미국)대사를 소환했고, 주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어떤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지, 내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안다"며 "우리도 상당한 사이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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