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추마코프 센터' 대표단의 방한이 남긴 것들
러 '추마코프 센터' 대표단의 방한이 남긴 것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6.20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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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컨퍼런스에서 '코비박' 백신 제조과정및 효능 처음으로 소개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방문, 실질적인 한러 백신 협력 협의

러시아의 세번째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코비박'을 개발한 '추마코프 센터'의 핵심 인사들이 1주일간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19일 서울을 떠났다.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소장 등 '추마코프 센터' 대표단은 방한 기간에 백신 관련 학술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안동의 백신 제조 인프라를 돌아보는 등 한러 양국간 백신 협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추마코프 센터' 연구진이 안동에 있는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단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방문, 협의하는 모습/사진출처:MP코퍼레이션

그러나 이번에도 '코비박' 백신의 위탁 생산 등 실질적인 협력에 관한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다. '추마코프 센터' 핵심 연구진들을 초청한 MP코퍼레이션 측은 "이번 방한은 학술대회 참여가 목적이라 특별한 발표는 없다"고 밝혔다. MP코퍼레이션은 국내에서 '코비박' 백신 관련 사업을 주관하는 특수목적법인이다. 

'코비박' 백신은 러시아에서 3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등록후 임상'(임상3상)을 이제 막 시작한 상태다. 외국 기업과의 본격적인 위탁생산 계약은 아직 시기 상조라고 볼 수도 있다.

이슈무하메토프 소장은 지난달 26일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코비박 백신의 생산을 위해 외국 기업과 어떤 파트너쉽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이번 방한 중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구체적으로 질문이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한국내 위탁생산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슈무하메토프 '추마코프 센터' 소장의 중앙일보 인터뷰/캡처

하지만 '추마코프 센터' 대표단은 지난 17일 안동에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단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코비박' 백신의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등 실질적인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마코프 센터'측은 또 지난 15일 열린 '팬데믹시대 이후를 대비, 바이러스에 대한 최적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컨퍼런스에서 '코비박' 백신을 한국 전문가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소개했다.

'추마코프 센터'측의 이같은 활동은 이번 방한을 통해 '코비박' 백신의 위탁생산 및 유통 등을 위한 네트워크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MP코퍼레이션과의 협력관계가 앞으로 '코비박'의 국내 위탁생산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MPC 관계자는 “휴먼엔, 웰바이오텍, 넥스턴바이오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성공해 본격적인 코비박 제조 및 유통에 대한 국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조만간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추마코프 센터' 연구원들이 참석한 학술 컨퍼런스/사진출처:MP코퍼레이션

'추마코프 센터' 핵심 연구원들의 컨퍼런스 발표에 따르면, '코비박' 백신은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법에 현대 기술을 가미한 바이러스 불활성화 방식으로 개발됐다. 불활성화 방식이란, 화이자의 'mRNA' 방식이나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러스 벡터' 방식과는 달리 면역원성(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능력)은 유지한 채 불활성화된(죽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자체를 인체에 주입하는 전통적인 백신 개발 플랫폼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독감 백신이나 A형간염 백신 등이 모두 이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번 방한 대표단에 포함된 콘스탄틴 체르노프 부소장과 유리 이빈 수석연구원 등 '코비박' 백신 개발에 기여한 '추마코프 센터' 소속 연구원 8명에게 푸틴 대통령의 표창장(почетная грамота)이 18일 상신됐다. 

대통령 표창 почетная грамота/사진출처:트위터
푸틴 대통령, '코비박' 백신 개발자들에게 표창장 수여/얀덱스 캡처

물론 러시아 백신 개발자들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훈포장 시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 12일 '스푸트니크V' 와 '코비박' 백신을 각각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와 '추바코프 센터' 연구원들에게 의료및 과학자들에게 주는 최대 영예인 '피로고프 훈장'과 '명예 훈장' 등 (Ордена Пирогова, Почета, медали Луки Крымского и ордена «За заслуги перед отечеством»)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스푸트니크 V'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러시아어로는 긴쯔부르그) 소장과 데니스 로구노프 부소장, 러시아군 화생방전 부대 산하 제48 연구소 세르게이 보리세비치 소장 등이 2020년 국가 과학기술상을 받았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승인한 백신으로, 현재 전세계 67개국에서 사용 승인됐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의 사용 심사를 받고 있다. 

2번째 백신 '에피박코로나'를 개발한 '벡토르 센터' 연구진에게는 지난해 6월 피로고프 훈장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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