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효과 입증된 '스푸트니크V'를 유럽이 승인을 미루는 이유- 네이처 분석
실제 효과 입증된 '스푸트니크V'를 유럽이 승인을 미루는 이유- 네이처 분석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7.11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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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발표 부작용 보고서 - 혈전발생 없고, 중증 비율 0.0027%
EMA 승인 지연, 접종후 부작용 발생 자료및 모니터링 부족 등이 이유

러시아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스푸트니크V'에 대한 실제 접종 효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백신의 효율성과는 다른 실제 임상 자료다. 임상시험에 대한 투명성및 자료 부족을 '스푸트니크V' 백신의 승인 불가 이유로 내세우는 유럽연합(EU)측에게는 의외의 사태 진전일 수도 있다. 앞으로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우리의 인식마저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될까?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율성을 가장 먼저 인정한 것은 세계적인 권위의 의학학술지 '랜싯'이다. 서방 전문가들이 '스푸트니크V'를 '물백신'으로 평가절하할 때, 랜싯은 의학적 자료 검증을 거쳐 백신의 효율성을 확인했다.

쌓이는 증거는 스푸트니크V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네이처 캡처

백신의 실제 효과를 인정한 것은 권위있는 과학저널 '네이처'지다. 네이처는 지난 6일 "스푸트니크V 백신이 아직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백신 접종 후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는 실제적 증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저널은 "스푸트니크V 백신은 현재 67개국에서 사용 중이고 한국과 인도, 아르헨티나 등에서 생산되며, 점점 더 많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며 "(희귀 혈전증 등)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도 같은 방식으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과는 달리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이 저널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보건부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총 4만500명(8만1,000회 접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증상 감염 예방률은 97.8%, 중증 예방률은 100%의 효과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긴쯔부르그 가말레야 센터 소장, 스푸트니크V 사용 국가들은 백신의 효과 인정/얀덱스 캡처

'네이처'지 보도가 나온 뒤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 소장은 8일 "스푸트니크V 백신을 사용한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헝가리 등의 보건당국이 러시아 백신이 매우 효과적이며 부작용이 없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지 언론은 '스푸트니크V'가 사용국가에서 이미 그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아직 WHO 및 EMA 승인을 얻지 못하는 이유를 다룬 '네이처'의 분석을 크게 소개했다.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혈전 형성 사례는 '스푸트니크V'를 접종한 67개국에서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산마리노에서 별도로 진행된 연구 결과, '스푸트니크V'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저널 네이처, 스푸트니크V의 효과와 안전성에 관한 기사 게재/얀덱스 캡처

그렇다면 WHO와 EMA의 사용 승인이 왜 늦어지고 있을까?
네이처는 그 이유로 '스푸트니크 V에 대한 초기 단계의 불신과 희귀한 부작용에 대한 데이터및 모니터링 부족 등 2가지를 들었다.

우선 '스푸트니크V'는 임상 1, 2상에 대한 결과가 발표되기 한 달전, 또 임상 3상에 들어가기도 전에, 러시아 당국에 의해 승인되는 바람에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 특히 임상 시험 프로토콜(방식)의 변경과 데이터 불일치(나중에 단순 계산 오류로 밝혀짐)등도 발견됐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게 네이처의 분석이다. 

네이처는 '드물지만,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희귀혈전증과 같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감독) 시스템에 의문이 남아 있다'는 점을 또 다른 이유로 지적했다. 주로 서방측 전문가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스푸트니크V' 측은 이를 "EU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백신 접종후 나타날 수 있는) 희귀한 부작용을 실제로 모니터링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희귀 혈전증이 오스트리아의 모니터링을 통해 처음 밝혀졌고, EMA가 백신의 안전성을 재검토하기 시작했으나 '스푸트니크V' 접종 국가들에서는 그같은 모니터링 체계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 백신 '코비박' 접종을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스크바 시민들/현지 TV 채널 NTV 캡처 

실제로 모스크바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소'의 생명공학 연구원 드미트리 쿨리쉬는 "많은 러시아 사람들은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만 의사에게 전화할 것"이라며 "러시아 외딴 지역의 의사들은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을 백신과 연결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는 WHO가 '가말레야 센터'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도록 한 유력한 이유로 보인다.

WHO는 또 러시아 현장 검증에서 9개 제조시설 중 1개 시설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400만 회 이상 백신 접종이 이뤄진 아르헨티나에서, 또 세르비아에서 어떠한 혈전 발생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네이처지가 인용한 아르헨티나의 스푸트니크V 백신의 접종 결과는 7일 보건부에 의해 공식 발표됐다. 아르헨티나 보건부는 이날 '스푸트니크 V'를 접종한 아르헨티나인들 가운데 0.5% 정도만이 가벼운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내용의 잠정 보고서를 공개했다.

아르헨티나, 스푸트니크V 접종후 발생 부작용 자료 공개/얀덱스 캡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인들에게 접종된 스푸트니크 V 백신 약 696만4천300여 도스(1회 접종분) 중 3만8천 건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 10만 도스당 548건으로, 부작용 발생 비율은 0.5% 정도다. 

가장 자주 나타난 부작용 증상(97%)은 두통과 근육통, 그리고 이와 동반된 고열 현상이었다. 그외 678명은 위장 장애를 호소하고, 9명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중증 부작용 보고 5건이 있었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특히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심각한 부작용은 10만 도스당 2.7건 정도로 0.0027%에 불과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심각한 부작용(0.0027%)은 접종 건수가 3분의 1에 불과한 아스트라제네카(0.003%)보다도 낮았다.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외 지역으로는 벨라루스에 2번째로 승인국가다. 

푸틴 대통령은 EMA의 스푸트니크V 사용 승인 지연에 대해 "개별 (제약)회사의 이익을 옹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한 바 있다. 러시아측 인식을 대변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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