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망신살 뻗힌 MBC의 올림픽 개막식 중계
러시아로 망신살 뻗힌 MBC의 올림픽 개막식 중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7.25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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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입장식 장면 대신 광고 내보낸 현지 '러시아-1' TV중계와 맞물려 비판 고조

MBC 방송의 부적절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에 대한 비판에 러시아 언론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올림픽 중계를 맡은 러시아의 국영 TV채널 '러시아-1'이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입장식 장면 대신 광고를 내보낸 사건(?)과 맞물려 MBC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아진 듯하다.

MBC 방송, 체르노빌 원전 사진 사용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사과/얀덱스 캡처

앞서 MBC는 23일 개막식을 생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 등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 화면에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을 사용해 국내외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러시아 대중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24일 MBC측의 방송 사과 소식을 전하면서 "이게 처음이 아니라"며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입장식 장면을 내보내지 않는 '러시아-1' TV와 싸잡아 비판했다. '러시아-1' 방송 측은 이에 대해 “선수단의 입장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광고를 여러번 내보낼 수 밖에 없다"며 "그것은 광고주에 대한 의무"라고 해명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진 사용에 대해 MBC의 사과 내용을 보도한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24일자 기사/캡처
도쿄 올림픽 개막식 중계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대신 광고를 내보낸 현지 TV채널 '러시아-1'에 대한 기사를 다룬 '렌타.ru' 24일자/캡처

렌타.ru 등 현지의 다른 매체들도 일본의 Japan Times, 혹은 France 24 등을 인용,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MBC의 사과 내용을 전했다. 그러면서 MBC의 부적절한 중계방송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MBC는 개막식 중계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입장시, 화면 한쪽에 각종 국가 정보와 함께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띄웠다. 체르노빌 원전은 구소련 시절인 1986년 최악의 폭발 사고가 나 수만 명의 사망자를 낸 비극의 현장이다. 

아이티 선수단 입장 때는 폭동 사진을 첨부한 뒤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띄웠고, 엘살바도르 선수단에는 비트코인 사진을, 노르웨이는 연어, 이탈리아는 피자, 터키는 아이스크림 등 음식 사진을 국가 소개에 사용했다.

MBC는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사과했지만, 우리나라의 저급한(?) 방송 수준을 전세계에 보여준 사고라는 평이다. 

일리야 벨랴코프의 트위터/캡처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는 한 술 더 떴다. 벨랴코프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소개하는 장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이 자막 만들면서 ‘오, 괜찮은데’라고 생각한 담당자, 대한민국 선수들이 입장했을 때 세월호 사진 넣지, 왜 안 넣었어? 미국은 9·11 테러 사진도 넣고”라며 “도대체 얼마나 무식하고 무지해야 폭발한 핵발전소 사진을 넣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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